유럽 이어 인도-캐나다도 英에 빗장… 학계 등 “기존 백신 통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전파력 70% 높은 영국發 변이 비상
英 3만5928명 확진 또 최다 기록… 최근 1주 환자 62%, 변이에 감염
전문가 “새 변이, 치명률 안높일것”
“정보 모자라 판단 일러” 신중론도

4단계 런던 유명 관광지도 ‘텅텅’ 2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 ‘밀레니엄 브리지’ 모습. 
영화 ‘러브 액추얼리’ 등의 배경이기도 한 이곳은 관광 명소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여파로 인적이 드물어졌다. 
영국 정부는 20일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런던=AP 뉴시스
4단계 런던 유명 관광지도 ‘텅텅’ 2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 ‘밀레니엄 브리지’ 모습. 영화 ‘러브 액추얼리’ 등의 배경이기도 한 이곳은 관광 명소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여파로 인적이 드물어졌다. 영국 정부는 20일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런던=AP 뉴시스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국은 신속히 이동 제한 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프랑스는 21일 0시부터(현지 시간) 48시간 동안 영국과의 모든 교통로를 끊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유럽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프랑스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에 퍼지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14개국은 영국발 항공편 이동 제한에 나섰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이 21일, 인도가 23일부터 영국발 항공편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영국과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발 항공편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과 북미의 캐나다도 영국발 항공편을 차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되는 자체는 드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번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70%나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가 감염재생산지수(한 명이 몇 명에게 감염시키는지 나타낸 지수)를 0.4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높으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세, 낮으면 감소세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영국에서 한동안 1 이하였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이달 들어 1.1∼1.2로 치솟았다.

20일 영국에선 하루 3만5928명이 새로 확진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 정부는 확진 증가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9∼16일 런던에서 확인된 감염자 62%가량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영국 당국이 해당 변이 바이러스를 9월 켄트 지역에서 확인한 뒤 감염 양상을 분석해 왔고, 기존과는 전파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뒤 14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이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어서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 무력화되거나 치명률을 높일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의 최고책임자인 몬시프 슬라우이는 20일 CNN방송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19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도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바이러스가 변이됐어도 백신은 효과가 있다는 게 유럽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밝혔다. 미국 시애틀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진화생물학자 제시 블룸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면역체계가 무력화되려면 수년이 걸리고 많은 변종이 축적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변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만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WHO 유럽사무소는 20일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는 근거는 없지만, 이 또한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유전학과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건 옳지 않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우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 뉴욕=유재동 특파원
#코로나19#영국#변이 바이러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