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스마트폰 걸음수와 활동 내역 분석해 고소인 거짓 진술 확인
3차원 모션인식 시스템, GPS로 당시 움직임까지 파악
무고 피해자들 "경찰청 증거 묵살, 수사 청탁 의심"
지난해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허위 감금 사건의 비밀을 푸는데는 스마트폰의 숨겨진 기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공동감금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의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걸음수, 활동 분석 결과 고소인의 주장이 거짓으로 확인됐다.
고소인 노씨는 지난해 9월20일 회사 대표의 협박으로 진주의 한 사무실에 도착한 후 자신의 스마트폰을 빼았긴 상태로 강요에 의한 허위 범행 내용을 작성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노씨는 회사 대표 정모씨가 가방을 빼앗아 정씨의 승용차에 두고 왔기 때문에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노씨의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걸음수와 활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노씨가 가방을 직접 승용차에 두고 왔다는 것을 파악했다.
노씨는 또 정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사무실에서 나갈 때 비로소 돌려줬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노씨의 휴대전화에서 확인한 걸음수, 활동 분석 결과에 의하면 노씨가 당시 휴대전화를 계속 갖고 있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정씨가 노씨와 통화한 내역에 대해 ‘사무실에서 감금 사실을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풀어달라고 한 후 일부러 통화 내역을 남긴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걸음수 및 활동 분석 결과 함께 사무실 인근 커피전문점으로 이동한 것과 정씨가 실제 노씨와 통화를 했다는 것도 입증했다.
이처럼 허위 감금 사건을 경찰청에 고소한 노씨가 사무실에서 승용차로 이동했고, 또 사무실 내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한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던 데는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는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를 확인해주는 만보기 기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는 만보기 기능뿐만이 아니라 3차원 모션인식 시스템, GPS(인공위성위치정보) 등 정밀하게 위치를 인식해주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던 노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은 또 운동 데이터 공유, 백업도 가능하며, 스마트폰을 교체하더라도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백업 파일을 불러와 데이터를 복구 가능하고, 지금까지 운동했던 걸음수를 백업할 수도 있다.
노씨는 자신이 감금된 상태에서 회삿돈 수억원을 횡령했다는 허위 자백을 했다며 6명을 공동감금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심코 갖고 있었던 노씨의 스마트폰 분석으로 거짓말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면서 하마터면 범인으로 몰릴 뻔한 억울한 피해자들이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었다.
이처럼 허위 감금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검찰의 수사에는 범인의 핸드폰 속에 숨겨진 최신 스마트폰의 기능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감금 사건 피해자들은 “노씨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시작된 허위 감금 사건이 과학적인 분석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면서도 “하지만 경찰청에 이보다 많은 증거자료를 제출했으나 2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차례에 걸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보다는 누군가의 청탁을 받은 것처럼 불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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