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셧다운’급 날벼락”…‘초초강수’ 방역대책에 호텔·리조트 ‘멘붕’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2일 14시 33분


코멘트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이건 사실상 ‘셧다운’입니다. 업계 종사자 모두 이 정도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분위기예요” (호텔 관계자)

정부가 22일 전국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연말연시 방역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호텔과 리조트, 스키장 등 관광레저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강화대책에 따르면 전국 스키장 16개소, 빙상장 35개소, 눈썰매장 128개소는 문을 닫아야 한다. 또 여행·관광 및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조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농어촌민박 등의 숙박 시설은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하고,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할 수 없다. 50% 이상 예약이 완료됐거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예약이 발생한 숙박시설은 이용객들에게 예약 취소 절차 및 환불 규정 등을 안내하고 50% 이내로 예약을 조정해야 한다.

강화대책 시행이 채 이틀도 남지 않아 관련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당장 호텔과 리조트의 경우 예약을 조정해야 하지만 어떤 고객의 예약을 취소할 것인지를 두고 혼란에 빠졌다.

◇“한철 장사인데”…스키장, 충격 속 부랴부랴 대책마련

스키장들은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는 정부 발표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당혹감을 드러낼 틈도 없이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주요 스키장들은 22일 오후부터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운영중단 사실이 알릴 예정이다. 또 이미 예약한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현 상황을 공유하고 취소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또 스키장 운영중단 기간 숙박·식당 등 스키장 외 시설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경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서면 동의서를 일일이 받아 만에 하나 사태에도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간 스키장은 물론 숙박시설 등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 위약금 없이 환불 조치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시즌권’ 이용객에겐 별도의 기준을 세워 이용하지 못한 기간의 피해액을 환불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매출 타격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스키장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이미 입장객과 매출은 지난해의 30~50%에 불과한 수준이다.

‘극성수기’로 여겨지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 기간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스키장은 겨울 ‘한철 장사’이면서도 대다수 운영기업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19~2020년 시즌 376만3000명이 이 스키장들을 찾았다. 2018~2019년 시즌의 경우 439만1000명을 기록했다.

스키장을 운영하는 한 리조트 업체의 경우 지난해 기준 스키장 수입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콘도리조트의 매출이 전체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스키장 운영이 중단되면 숙박시설 매출 또한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운영중단으로 인한 피해 보전 등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리조트 업체 관계자는 “손님이 가장 몰리는 성수기 2주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 극심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스키장경영협회 차원에서 각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지원책 마련방안 등을 정부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텔업계도 ‘날벼락’…“언질도 없이 해야 했나”


호텔업계에도 ‘날벼락’이 떨어졌다. 방역당국의 ‘객실 50% 미만 투숙’ 제한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부산·강원·제주 등 휴양지 호텔·리조트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기간 예약률 50%를 넘어선 곳이 대다수다. 최대 70~80% ‘완판’에 가까운 곳도 많다.

서울 등 도심 특급호텔도 연휴기간인 24~25일, 31일 전후로는 예약률 50%를 넘어선 곳들이 적지 않다.

예약고객들의 자발적 취소가 많지 않다면 인위적인 조정을 통해서라도 예약률을 50% 아래로 낮춰야 하는 상황. 문제는 이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현재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호텔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어떤 고객의 예약은 취소하고 다른 고객의 예약은 유지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정부나 지자체의 명확한 지침이 나올 때까지 특별한 대책을 세우긴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자발적인 취소를 받은 이후에도 50%를 넘는 곳을 취합하고 세부지침까지 모두 확인한 뒤에야 명확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급작스럽게 이뤄진 발표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미리 언질이라도 해줬으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던 문제”라며 “정부와 방역당국 입장에선 긴급한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도심호텔의 경우 1년 동안 죽을 쓰다 연말에서야 살아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조치로 꺾일 수밖에 없게 돼 많이 아쉽다”며 “특급호텔이 아무리 대기업들이라지만 이번 조치까지 더해지면 가중되는 피해가 적지 않다. 제한 조치와 함께 최소한의 지원대책이라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