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력 격차로 보이지만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중위권이 줄어드는 특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절대평가인 영어는 아주 쉽게 출제됐다. 영어는 국어, 수학과 달리 상대평가가 아니라 9등급 절대평가 체제다. 상대적인 석차가 아니라 자신이 취득한 점수에 따라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 70점 이상이면 3등급을 받는다.
올해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12.66%(5만3053명)로 나타났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1등급 비율은 7.43%였다. 평가원은 적정 비율로 제시한 1등급 비율은 6~8%다.
아주 쉬웠다는 뜻이다. 2등급 비율은 16.5%로 전년 16.2%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런데 3등급 비율은 19.7%로 오히려 지난해 21.9%보다 2.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출제돼 1등급은 크게 늘었지만 2·3등급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교육계 예측과 비슷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업 결손으로 중위권인 2등급 후반대나 3등급 학생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뛰어난 상위권 학생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등급대는 크게 늘었는데 2·3등급대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어 절대평가인 영어에서는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수능은 킬러 문항은 쉬워지고 준킬러 문항이 어려웠다”며 “상대적으로 준킬러 문항에서 변별력이 발생하는 중위권대에게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능 출제·채점기관인 평가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중위권이 줄어드는 등 수험생 간 학력격차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도영 평가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이날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며 “(코로나19 여파로) 중위권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중위권이 줄어드는 특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데이터나 현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교육계 일부에서 우려했던 재학생과 졸업생 간 학력 격차에 대해서도 박 실장은 “지난 두 번의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졸업생, 재학생 간 차이는 예년의 차이와 달라지거나 더 차이가 커진 것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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