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승객 성폭행하려다 택시 빼앗긴 40대 기사 징역 3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이 여성을 허위 고소하고 범행 흔적을 없애려 블랙박스를 훼손한 40대 택시기사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3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준강간 미수,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 씨(44)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5년간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보면 피해자의 신체 일부와 옷가지에서 피고인의 유전자(DNA)가 확인된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시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택시에 탑승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에 비취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과거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4월 25일 0시 20분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도로에서 자신의 택시에 탄 B 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만취한 B 씨를 태우고 주변을 2시간가량 돌아다니다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위협을 느끼고 택시에서 뛰쳐나갔고, A 씨는 이런 B 씨를 붙잡으려고 택시에서 내렸다. B 씨는 이 틈을 타 택시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 달아났다.

B 씨는 고속도로를 통해 전주에서 충남 논산까지 50㎞ 넘게 운전했다. 휴게소 인근에서 3.5t 화물차를 들이받으면서 멈췄다. 사고 당시 B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5%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에 차량을 절도당했다고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B 씨를 붙잡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그는 절도 신고 당시 B 씨가 택시를 운전하면서 앞을 가로막는 자신을 들이받았다며 허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는 경찰에 ‘택시기사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고, 경찰은 관련 수사를 벌여 A 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A 씨는 범행 흔적을 없애려고 차량 내 블랙박스를 떼서 망가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