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3일 오전 0시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숨은 감염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3일 방역당국과 서울시에 따르면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지난 열흘동안 서울에서만 41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 전체는 754명으로 서울이 전체의 55%에 달한다.
지난 14일부터 서울 곳곳에서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는 58개다. 서울역과 용산역, 탑골공원, 고속버스터미널, 서울광장, 대학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되어 운영중이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익명으로 검사가 가능하며 내년 1월3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예정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145명(총 5만3077명 검사)의 환자가 추가로 나왔다. 서울에서 60명, 경기에서 73명, 인천에서 12명의 숨겨진 확진자가 발견됐다. 서울 추가 확진자 60명은 22일 나온 신규 확진자 376명의 15.9%를 차지하고 있다.
선별검사를 통해 발견된 숨은 확진자는 최근 서울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된 14일 251명을 기준으로 서울 확진자는 15일 378명→16일 423명→17일 398명→18일 384명→19일 473명→20일 328명→21일 317명→22일 376명으로 300~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무증상 확진자가 늘어나면 날수록 서울 확진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예상보다 높은 감염률은 지역 사회에 코로나가 꽤 많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라며 “가능하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어 더 큰 집단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숨은 감염자 754명을 찾아낸 것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존 선별진료소를 통한 의심환자 검사를 보완해 열흘 만에 754명의 환자를 찾아내는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별검사 확대만으로는 방역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부터 무증상 경증환자들이 이미 꽤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선별검사를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제서야 그 주장이 반영되어 지역 사회에 무증상 감염자가 많이 퍼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별검사 확대로만으로 방역이 되는건 아니다”라며 “검사확대와 함께 거리두기 단계 상향, 경각심을 가진 국민 호응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의 피로도가 코로나보다 거리두기 단계에 더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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