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준지 14년만에 최고 상승률
세종 12.88%… 서울보다 더 올라
서울 핵심지역 보유세 30∼40% 급등
내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올해보다 10.37% 오른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 공시지가는 m²당 2억 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서울 핵심 지역에선 보유세 부담이 올해보다 30∼40% 급등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가 토지는 공시지가가 조금만 올라도 보유세 부담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부터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2021년도 표준지 공시지가 예정액을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표준지는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토지로 52만 필지가 그 대상이다.
내년 전국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10.37%로 올해(6.33%)는 물론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올린 2019년(9.42%)보다도 높다. 전국 평균 상승률이 10%대를 넘은 건 2007년(12.4%) 이후 14년 만이다.
여당 고위 인사들의 ‘수도 이전’ 발언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세종 공시지가는 올해보다 12.88%로 오르면서 17개 시도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11.41%)과 부산(11.08%)이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공실이 많은 상권의 공시지가도 올랐다. 공시지가는 실거래가에 따라 산정하되, 거래가 없는 경우 임대료 등으로 적정 가격을 추정한다. 명동 일대는 올해 실제 거래는 없었지만 올해 3분기(7∼9월) 명동 임대료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9.1% 내리는 등 코로나19 충격이 큰 곳이다.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버블릭 명동월드점’ 부지가 대표적이다. 이곳 공시지가는 올해 m²당 1억9900만 원에서 내년 2억650만 원으로 오르면서 2004년 이후 18년째 전국 땅값 1위를 유지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따르면 이 부지에 대한 보유세는 올해 1억8206만 원에서 내년 2억3149만 원으로 27.2% 늘어난다. 부지 소유자가 다른 부동산은 갖고 있지 않다고 가정하고 추정한 금액으로, 이 기간 공시지가가 3.8% 오른 점을 감안하면 보유세 부담이 대폭 커지는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추정한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부지의 보유세도 올해보다 각각 38.2%, 30% 오른다.
내년 공시지가 상위 10곳은 모두 명동에 몰려 있다. 명동 일대 공실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상위 10곳 공시지가가 올해보다 2∼5%가량 오를 예정이다. 상위 10위권에 들진 못했지만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공시지가는 올해 m²당 6500만 원에서 내년 7395만 원으로 13.8% 오른다.
국토부는 내년 1월 12일까지 소유주 의견을 청취한 뒤 내년 2월 1일 표준지 공지시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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