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탈세 의혹’ LG일가 14명, 항소심도 ‘무죄’…“증거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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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4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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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 News1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 News1
1000억원대 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69) 등 LG 대주주 14명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4일 오후 3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과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둘째딸 구미정, 구광모 회장의 여동생 구연경씨 등 LG 대주주 14명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총수일가 주식거래를 주도한 혐의를 받았던 전·현직 LG 재무관리팀장 2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모든 점을 고려해도 사기 등 기타 부정행위 등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고, 조세포탈의 범의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2007년부터 10여년간 LG와 LG상사 주식 수천억원어치를 102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관계인간 지분거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세금을 계산할 때 시가 대비 20% 할증된 가격으로 주식 가치가 책정돼 양도소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

그러나 범 LG그룹 총수 일가가 이를 피하고자 장내 주식시장에서 특수관계인이 아닌 상대방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거래를 위장한 정황이 국세청 조사에서 포착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양도세를 지능적으로 포탈했다고 판단했다. 고액의 양도소득세를 지능적으로 포탈하고 거래내역도 적극적으로 은폐했다고 봤다. 해당 주식거래 중에는 경영권을 승계받은 구광모 회장이 매수자로 참여한 거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세범처벌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LG그룹 대주주인 구씨 일가 등 14명을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한 별도의 법리적 판단이 필요해 약식기소가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1심은 “해당 주가가 고가와 저가 사이 형성됐으므로 이 사건 주식거래로 거래 가격이 왜곡 안 됐고 제3자 개입을 막을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관계인에 의한 가격설정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검사 주장한 통정매매로 공정거래가 침해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거래소시장에서 경쟁매매가 침해됐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주식매매가 특정인 간 거래로 전환된다고 볼 법적 근거도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주문대리인 등록을 안 하고 내용 녹음을 회피하며 주문표 작성을 안 하거나 허위 주문표 작성한 행위가 양도소득세 징수나 수납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특수관계인들이 같은 날 같은 수량 매도한 사실을 과세기관에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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