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구치소 수감자 가족들 ”감염 여부라도 알려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5일 18시 30분


“연락도 끊기고 면회도 안 되고 어머니는 ”몸져누우셨어요.“

40대 회사원인 A 씨는 최근 잠도 제대로 못잘 지경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아버지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 지난달 27일 면회를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면회가 취소됐다“는 통보에 발길을 돌렸다. 이후로도 아버지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

A 씨 가족은 25일 더 충격에 빠졌다. 안 그래도 18일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이 터진 뒤 계속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이날 300명 가까운 추가 확진자가 나왔단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어머니가 “몸져누워서 ‘확진됐으면 연락이 왔을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아무 것도 알려주질 않으니 답답해 미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진 동부구치소의 재소자 가족들이 수감된 가족의 안위 확인이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감염 여부라도 알려 달라“고 구치소에 요구하고 있으나 ”규정상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실제로 70대 부모가 동부구치소에 있는 B 씨는 최근 하루에도 수십 통씩 동부구치소로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나이도 많지만 기저질환까지 있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B 씨는 ”전화 연결도 잘 안 되지만, 겨우 연결돼도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아무리 죄를 지어 수감 중이라지만 이 정도 확인도 못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동부구치소로서도 함부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구치소 관계자는 ”중대한 질병에 걸린 경우 등을 제외하면 개인정보보호 및 관련법에 따라 본인 동의를 얻어야만 가족에게 통보가 가능하다“며 ”수용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릴 수 있는 ’수용자 본인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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