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회사원인 A 씨는 최근 잠도 제대로 못 잘 지경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아버지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 지난달 27일 면회를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면회가 취소됐다”는 통보에 발길을 돌렸다. 이후로도 아버지 소식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
A 씨 가족은 25일 더 충격에 빠졌다. 이날 300명 가까운 추가 확진자가 나왔단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어머니에게 ‘확진됐으면 연락이 왔을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아무것도 알려주질 않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진 동부구치소의 수감자 가족 일부가 수감자의 안위 확인이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은 “감염 여부라도 알려 달라”고 구치소에 요구하고 있으나 “규정상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70대 부모가 동부구치소에 있는 B 씨는 최근 하루 수십 통씩 동부구치소로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나이도 많지만 기저질환까지 있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B 씨는 “겨우 연결돼도 ‘확인해 드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죄를 지어 수감 중이라지만 이 정도 확인도 못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속상해했다.
한 수감자 지인도 2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례적 상황이면 불안해하는 가족에게 정확한 소식을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동부구치소로서도 함부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구치소 관계자는 “중대한 질병에 걸린 경우 등을 제외하면 개인정보 보호 및 관련법에 따라 본인 동의를 얻어야 가족에게 통보가 가능하다”며 “2차 전수조사 대상자를 상대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릴 수 있는 ‘수용자 본인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