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 불발]친문 ‘레임덕 차단’ 인적쇄신론 확산
추미애 28일 공수처장 추천뒤 교체 가능성
노영민 등 靑 참모진 개편 목소리도
임종석 “대통령 외롭지 않도록 할것”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국정의 ‘2인자’였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25일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밝혔다. 법원 결정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가 무산되면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을 휘감자 친문 핵심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서 “단단한 눈뭉치에 정면으로 이마를 맞은 느낌이다.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 뒤 법원과 검찰을 향해 “도구를 쥐여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스스로 만든 권한처럼 행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아픈 후회가 남지 않도록 담벼락에 욕이라도 시작해보자”고도 했다. 여권에선 ‘다시 아픈 후회’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를 우회적으로 거론하면서까지 문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만큼 친문 그룹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친문 진영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는 검찰 개혁과 동시에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인적 쇄신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이날 페이스북에서 거론한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황을 이 지경까지 만든 사람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사과문을 보면 대통령의 ‘피눈물’이 그대로 담겨 있다. 대통령의 사과까지 상황을 만든 건 1차적으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2차적으로는 노영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들의 잘못”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물론 노 실장도 이제는 책임을 지고 먼저 사의를 표명하는 등 청와대의 대규모 개편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초 추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윤 총장 징계 국면이 뒤집히면서 국면 전환을 통한 사태 수습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개각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교체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추 장관은 28일 열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끝난 뒤 연내에 물러나고, 노 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은 내년 1월경 바뀔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취임한 지 2년이 넘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도 노 실장과 비슷한 시기에 교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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