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15년 강간한 인면수심 父 2심서 일부 무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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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6일 0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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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을 12살 때부터 15년 동안 수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나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한 아버지가 2심에서 일부 무죄를 인정받아 감형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곽병수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4)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5월 1심에서 A씨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A씨의 인면수심 범행은 지난 2004년 11월 친딸 B씨(20대)가 12살일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A씨는 15년 동안 매주 1회 이상 자신의 집과 차량 등에서 친딸 B씨를 성폭행했다.

친딸 B씨는 아버지 A씨의 성폭행으로 인해 4차례나 임신·중절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A씨의 성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A씨는 친딸 B씨를 ‘마누라’라고 부르며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A씨는 올해 초 친딸 B씨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수차례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용기를 낸 친딸 B씨는 남동생과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A씨를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피해자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A씨는 자신에게 제기됐던 강간 혐의 관련 10여개의 공소사실 중 2가지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강간에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였다.

해당 2가지 공소사실은 친딸 B씨가 ‘성관계를 맺어야 하루가 끝난다’ 등 A씨에게 다가가 먼저 성관계 의사를 묻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2개의 공소사실은 친딸 B씨가 A씨를 고소하기로 결심하고 증거 수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강간죄 성립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강간죄에 따르는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며 “원심 법원이 재택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원심은 해당 2가지 공소사실을 두고 B씨가 성관계에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해 유죄로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B씨가 A씨에게 먼저 다가가 의사를 물으면서 성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강간죄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해당 2가지 공소사실은 친딸 B씨가 가출과 고소를 결심한 뒤에 일어난 일로 A씨에게 길들여져 수동적으로 성관계에 응했다고만 볼 수 없고, B씨가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고소를 결심하고 증거를 수집할 기회를 보고 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런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는 가정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했고 범행을 모른 척 했던 친모를 포함해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 왔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실제 피해는 판시 범죄사실 기재보다 훨씬 더 컸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에게 Δ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 Δ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Δ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 Δ심야시간 외출 금지 등을 명령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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