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격노한 동부구치소 집단발병…전문가 “반복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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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6일 0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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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2020.12.25 © News1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2020.12.25 © News1
두번째 전수검사가 진행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5일 0시 기준으로 288명이나 쏟아졌다. 1차 전수검사로 지난 20일 0시 기준으로 18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 닷새 만이다. 1차 검사로 확진자 대부분을 찾아낸 것으로 여겨졌으나 2차 검사에선 오히려 100명 이상이 더 발생했다. 이에 따라 첫번째 전수검사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정세균 국무총리도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공개 회의회의에서 동부구치소에서 반복적으로 대량 환자가 나온 것에 대해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전문가는 코로나19 검사의 어쩔 수 없는 특징 때문에 집단수용 시설에선 집단발병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예컨대 접촉 의심자라면 1차 검사에서 음성을 받더라도 잠복 의심자로 간주해 격리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구치소에선 격리시설이 충분치 않아 집단발병이 재발하기 쉽다는 것이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으로 서울 송파구의 동부구치소에서는 직원 2명, 수감자 286명 등 2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로써 동부구치소 확진자는 514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514명은 구치소 직원 20명, 수용자 478명, 가족 15명, 지인 1명 등이다.

동부구치소에서는 지난 20일 진단검사를 통해 187명의 확진자를 찾아낸 바 있다. 이후 22일 7명, 23일 2명 등 며칠간 9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다가 25일 한꺼번에 288명이 또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 총리가 이를 지적하며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구치소, 접촉자 1인 격리시설 불충분…추가 감염 계속될 수도”

만약 1차에서 충분히 검사를 했다면 확진자를 모두 걸러내 추가적인 감염을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전문가는 그러기 쉽지 않은 코로나19의 특성을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음성은 잠복기 중이어서 바이러스 배출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까지 포함한다. 밀접 접촉자가 검사결과 음성이더라도 자가격리조치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구치소는 공간 특성상 모든 밀접 접촉자를 개별적으로 격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치소 외부 공간에 격리하기에는, 수감자들의 보안 문제가 추가적으로 걸림돌이 된다. 때문에 코로나19가 잠복된 수감자들끼리 단체로 생활하면서 추가 감염이 계속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밀접접촉자가 있다면 그 중 누가 먼저 발병할지는 알 수가 없다. 밀접 접촉한 사람은 격리기간이 끝날 때까지 1인실에 있어야 하는데 구치소는 그럴 공간이 안되니 그 안에서 누군가 발병했다면 또 전파가 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교도소 수용소 집단발병은 외국에서도 흔히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신종플루 등에서도 그런 이슈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구치소 같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여러 차례의 검사를 해야 한다”며 “접촉자의 범위를 한정하기 어렵고, 공간상 1인실을 늘리기 어려우니 검사라도 반복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정 등 집단시설→사회 전파’ 제한적이나 위험 상존…고령자 많은 요양시설 집단감염은 사망과 직결, 종사자 검진 반복해야

다만 구치소 같은 시설은 한번 들어온 코로나19 세균이 밖으로 쉽게 나오지는 않는다는 성질도 가지고 있다.

최 교수는 “교정시설은 세균 전파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곳이라고 얘기한다. 그 안에서 증폭돼서 사회로 넘어갈 확률이 적다. 바이러스가 마지막으로 유입되는 말단 같은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구치소 종사자나, 면회를 오는 가족들을 통해 세균이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이 같은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구치소 종사자들을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집단 감염의 또 다른 온상이 되고 있는 요양병원의 경우, 구치소와 마찬가지로 ‘세균 전파의 마지막 단계’로서 세균이 한번 들어오기는 쉽지만 되돌아나가기는 어려운 성질이 있다. 그런데 요양병원의 경우 구치소와 달리 한번 내부에 세균이 들어오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수용시설 종사자들의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최 교수는 “집단 시설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본인이 감염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주는 게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요양병원의 경우에는 종사자들에 대해 반복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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