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끝자리가 1일과 6일이면 어김없이 장이 열리는 전남 해남읍 5일장에 배송도우미가 배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해남에서 제일 큰 전통시장인 해남읍 5일장이 열리는 날은 읍 주민과 삼산, 화산, 마산, 옥천 등 인접 면 주민들까지 모이면서 제법 큰 장이 형성된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한 때 5일장이 문을 닫기도 했으나 다시 장이 서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26일에도 장이 열려 예년의 북적이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이른 새벽부터 어물전과 채소전, 과일전이 일찌감치 물건을 내놓고 손님을 맞이했다.
날이 밝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면서 “깎아달라”, “좀 더 달라”며 여기저기 흥정하는 모습으로 장은 활기를 띠었다.
시장 손님들은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대다수로, 보행 보조기를 밀고 장을 보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이날 닭장에 새로 칠 그물과 반찬 장만을 위해 상추 등을 산 최모 할머니(79)는 무거운 짐을 들고 갈 생각에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이때 짐수레를 밀고 ‘배송도우미’ 한명이 나타났다.
“어디서 오셨어요? 버스정류장까지 가져다 드리면 되나요?”라며 씩씩한 목소리와 함께 배송도우미가 짐을 싣고 성큼 앞서 나가자, 이제서야 할머니는 걱정을 내려 놓았다.
최 할머니는 “같이 사는 아들이 바빠 혼자 군내버스를 타고 장을 보러 왔는데, 이렇게 짐을 실어다주니 너무 고맙다”며 “이제는 혼자 장 보러 나와도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해남군은 전통시장 상인을 응원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 6월부터 해남읍 5일시장에 배송도우미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5일장이 서는 1일과 6일이 되면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시장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주차장이나 버스정류장까지 무거운 물건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배송배우미 2명을 상시 배치해 하루 평균 40~50건의 배송을 도와주고 있다. 군은 신축중인 매일시장이 내년 완공되면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안을 고민하다 배송서비스 사업을 전남 최초로 올해 시행했다”며 “예상보다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부터는 가정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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