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정부가 내놓은 특별방역대책을 무시하고 연휴를 즐기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는 출입이 금지된 관광명소를 찾아 인증샷을 찍을 뿐만 아니라, 놀이공원 등에 인파가 몰렸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 정부 권고에도 여럿이 모여 파티를 한 이들도 있었다.
방역당국은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고 이 기간 전국 모든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다. 식당 이외의 5인 이상 모임은 금지가 아닌 취소 권고 대상이지만, 수도권에서는 식당뿐만 아니라 5인 이상 모든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스키장·스케이트장 등 겨울 스포츠 시설과 해돋이 관광명소는 폐쇄됐고 리조트·호텔·게스트하우스 등 숙박 시설 예약은 객실의 50% 이내로 제한됐다.
◇관광명소·놀이공원 등 인파 몰려…방역지침 어기기도
그러나 특별방역조치를 어기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기려는 이들의 모습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해돋이 명소로 꼽히는 강릉 해변가에서는 통제선을 뚫고 들어가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이 있었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강릉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제보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작성자는 “#신고하자. 영진해변 실시간, 가이드라인 끊고 바다 들어갑니다. 강경하게 나가야할 것 같네요. 강릉시민 분들 힘냅시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 글에는 “경포는 통제하는 사람이 있어서 안 들어가지만 강문부터 안목까지 중간중간 통제라인 안 쳐져 있는 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들어가고 낚시하고 있다”는 제보 댓글이 달렸다. 또 “민폐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코로나가 끝날 수가 없다” 등 400여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다른 시민도 “두 줄로 못 들어가게 막아놨는데도 들어간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런 식이면 1월1일에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들어가서 볼 것 같다”고 우려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자 에버랜드 풍경’이라는 제보사진이 올라왔다. 놀이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넓은 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었다.
한 누리꾼은 SNS에 에버랜드 인증샷과 함께 “내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입학식은 꼭 할 수 있기를”이라고 적은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의료진은 집에도 못 가는데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겠냐” “에버랜드 안 가면 입학식 할 수 있다” 등 댓글을 달았다.
운영을 중단하지 않은 다른 놀이공원에도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롯데월드를 찾으며 ‘눈치게임 성공’이라는 글과 인증샷을 남겼다.
◇5인 이상 모이지 말라 해도…‘크리스마스니까’
SNS상에선 외부로 나가지 않더라도 친한 사람끼리 크리스마스 ‘홈파티’ 등을 여는 모습도 포착됐다. 가족들과 ‘집콕’ 파티를 한 이들도 많았지만, 5명 이상이 마스크를 벗고 인증샷을 찍은 경우도 많았다.
10명이 넘는 대규모 파티를 한 이들도 있었다. 댄스학원 수강생 10여명이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는 인증샷, 아침부터 밤까지 12시간 동안 교회 사람들과 ‘성탄절 파티’를 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파티룸이 막혔다고 집에 친구들 불러서 술파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마스크 안 쓰고 삼삼오오 모인 단체사진이 넘쳐난다”며 “룸카페나 파티룸 같은 곳도 보이는데 처음부터 마스크 벗고 놀고 있는 것이냐”고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132명 증가했다. 전날(1241명)보다 109명 줄었지만 이틀째 네자릿수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수를 감소세로 반전하기 위해선 결국 소모임 등 접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말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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