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개 배송’… 택배기사 또 과로로 쓰러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8일 03시 00분


40대 기사 뇌출혈로 의식 못찾아
물량급증에 ‘심야배송금지’ 안지켜
한진 “회복후 사고경위 파악 예정”

연말연시 택배물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택배기사가 과로로 쓰러지는 일이 또 발생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배송기사 김모 씨(40)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서 배송 업무를 하던 중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씨가 배송해야 했던 물량은 하루 3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주문 수요 증가로 택배물량이 늘어 장시간 근무를 하지 않으면 제때 배송을 마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 들어 택배기사가 과로로 사망하거나 건강이 악화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10월 한진은 11월부터 오후 10시 이후 배송 중단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택배물량이 폭증하면서 현장에서는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배기사들이 사내 기록에는 오후 10시 이전 배송을 마친 것처럼 해놓고 실제로는 이보다 늦게까지 배송했다는 것이다.

한진은 “사고 확인 즉시 김 씨가 입원한 병원을 위로 방문했고, 회복 이후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11월 심야배송 중단과 함께 시간대별 배송물량 점검, 집배점 내 지역 조정 등을 벌여 심야배송 요인을 적극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택배기사#과로#뇌출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