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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서 숨진 7살 딸, 살인사건서 사고사로…법정 반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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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9 08:17
2020년 12월 29일 08시 17분
입력
2020-12-29 08:13
2020년 12월 29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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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 목조르고 욕조 물에서 살해한 혐의
평소 친딸 증오하던 동거녀와 공모 정황
1심 "사망 때 있던 유일 사람" 징역 22년
2심 "친딸이 미끄러져 사망가능성" 무죄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던 중국인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은 범행 동기가 없으며, 친딸이 욕조에서 놀던 중 미끄러져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1)씨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7일 밤 23시59분부터 다음날 새벽 0시42분 사이에 호텔 화장실 내에서 친딸 B(사망 당시 7살)양의 목을 조르고 물을 받은 욕조에 넣어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및 익사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17년 5월 이혼한 전처와의 사이에서 B양을 두고 있었다. 이혼 후 동거녀 C씨와 함께 살면서도 A씨는 B양과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함께 지내왔다.
하지만 동거녀 C씨는 B양을 ‘마귀’라고 부르며 A씨와 함께 있으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며 극도로 증오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자신이 아이를 두 차례 유산하자 이 역시 B양 때문이라며 탓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6일 B양의 무용공연 참여를 위해 A씨는 함께 한국으로 입국했고, 서울의 한 호텔에 체크인했다. 다음날 한강유람선에 탑승하던 도중 A씨는 C씨에게 ‘호텔 도착 전 필히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양은 한강유람선에서 내린 뒤 지난해 8월7일 오후 23시58분 호텔로 돌아왔다. 이후 A씨는 다음날 새벽 0시42분께 호텔 방에서 나왔고, 같은날 새벽 1시41분께 객실로 들어간 뒤 호텔 프런트에 ‘딸이 숨을 안 쉰다’는 전화를 걸었다.
B양은 응급실로 후송됐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사체경직과 시반이 형성된 상태였다. 결국 응급실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지만, 같은날 새벽 3시9분께 B양은 숨을 거뒀다.
1심은 “A씨는 B양을 극도로 증오한다는 걸 알면서도 C씨와 상당기간 연인관계를 지속해왔다”며 “A씨는 C씨에게 ‘오늘 밤 필히 성공한다’는 문자를 발송했는데, C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동조하는 척했다는 변소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C씨와 B양을 살해할 것을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A씨가 B양과 방에 들어갔다가 홀로 나오고 다시 들어갈 때까지 방에 출입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 당시 함께 있던 유일한 사람인 A씨가 손으로 B양 목을 조르면서 욕조 물 안으로 눌러 익사 및 경부압박 질식사로 사망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공소사실을 유죄 판단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범행 동기가 없는 점 ▲사건 직후 현장에서 A씨의 모습이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인 점 ▲B양이 욕조에서 미끄러져 목이 접히며 질식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처도 ‘A씨가 절대로 죽였을 리 없다’고 하고, 여행 당시 촬영한 사진을 봐도 여느 부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며 “A씨가 B양을 살해할 만한 뚜렷한 동기가 찾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C씨에게 ‘호텔 도착 전 필히 성공한다’ 등 메시지를 보낸 직후 ‘우리 이런 얘기하지 말자’ 등 메시지를 발송했다”면서 “C씨를 달래주거나 진정시키기 위해 동조하는 척했다는 A씨의 주장에 부합하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급대원은 ‘당시 A씨가 크게 울며 통곡했고, 통상 사고를 당한 딸을 봤을 때 부모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며 “현장에서 A씨의 모습은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사망한 B양의 눈 주위에 점출혈만 존재하고, 얼굴 울혈(피가 모인 상태)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익사 및 경부압박 지실사로 살해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B양이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쓰러지면서 욕조 물에 잠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 단순한 관념적 의심이나 추상적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에 그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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