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하사고 조사위, 8월 땅꺼짐 조사결과 발표
내년 관련 업체에 벌점 부과, 재발방지 개선방안 마련
국토교통부 구리시 지반침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8월26일 발생한 ‘구리시 지반침하(땅꺼짐)’의 원인을 인근에서 별내선 복전전철 건설공사를 수행 중이던 시공·감리업체의 관리 소홀 문제로 결론 지었다. 국토부는 이에 현대건설, 서영엔지니어링 등 업체를 대상으로 벌점 부과 등 행정처분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구리시 지하조사위는 지반침하 사고원인에 대해 지난 4개월간 ▲상수도관 노후화에 따른 파손 ▲터널공사 수행의 영향 등 2가지 가능성을 놓고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8월26일 오후 구리시 교문동 인근 도로에서 직경 16m, 깊이 21m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발생 지역 인근에는 ‘별내선 복선전철 건설공사’ 제3공구(구리시 토평동~수택동)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왕복 2차선 도로와 상수도관이 파손돼 지역 주민 등의 통행이 제한되는 등 피해가 생겼다.
조사위는 조사결과에 대해 “시공사는 시공단계에서 실시한 조사를 통해 사고 위치 배후면에서 취약지반 존재를 확인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면서 “시공관리가 일부 미흡해 땅꺼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발생에 앞서 사고위치 후방 12m 지점을 굴착할 때, 평상시보다 과도한 유출수가 터널 내부로 유입되는 등 전조 현상이 있었음에도 국부적인 조치만을 취했다”면서 “사고위치 굴착면 전반에 대한 추가 지반조사와 보강도 없이 기존 설계대로 굴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상수도관 파손에 따른 지반 침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땅꺼짐이 발생되고, 약 5분 정도 경과 후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누수된 것으로 확인돼 상수도관 파손은 땅꺼짐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사고현장 내 오수관 2개소, 우수관 2개소에 대한 CC(폐쇄회로)TV 조사결과, 중대한 결함은 없어 오·우수관 노후로 인한 영향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발주처 경기도, 인·허가기관, 지방국토관리청 등은 이날 조사위 발표를 토대로 내년 초 관련 규정에 따라 지반침하 사고를 유발한 시공·감리업체에 대해 벌점 부과 등 행정처분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 외 5개사가 시공을 맡았으며, 감리는 서영엔지니어링 외 3개사가 맡았다.
국토부 이상주 기술안전정책관은 “위원회가 제안한 재발방지방안을 현장에 적극 반영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지하공간을 조성하고,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충기 조사위원장(서울대 교수)는 지반침하 재발방지방안으로 ▲지반조사 강화 ▲다양한 지반정보 활용 ▲전문기술자 상시 배치 ▲외부전문가 자문 ▲자동계측 시스템 적용 등 개선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는 터널공사 설계단계에서 100~200m 간격으로 시추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국부적인 위험지반까지 완벽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취약구간에 대해 시추조사 간격을 50m당 최소 1개소이상 실시하거나 확보해 설계단계부터 안전한 노선, 시공공법을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쟁사 지질자료 포함 다양한 지반정보를 설계에 반영하고, 도심지 터널의 경우 자동 계측, 실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전문기술자 상주와 취약구간은 외부전문가 자문, 발주처 보고 의무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구리시 지반침하는 땅꺼짐 사고와 관련해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가 운영된 첫 사례다.
구리시 지하조사위는 터널·토질·수리·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으며, 공정한 사고조사 활동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됐다. 조사기간 2개월을 4개월로 연장해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했으며, 지반조사, 매설관로 CCTV조사, 터널*의 안정성 해석 등을 수행하고, 11차례 본회의를 개최하여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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