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동권리보장원에서 46년 전 모친과 헤어져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인 주모씨(50세·여)와 어머니 이모씨(71세)의 상봉식을 진행했다.
상봉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통화로 진행됐다.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주씨를 위해 통역이 배석됐지만, 이들의 첫 대화는 통역없이 진행됐다.
주씨는 어머니를 향해 “엄마”라고 외쳤고, 어머니 이씨는 “미안하다. 버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모녀의 상봉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네덜란드 은행에서 청렴업무를 담당하는 딸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은 두 사람의 만남을 위해 SNS를 통해 화상통화를 하는 방법을 알려줬고, 영어를 잘 하는 이씨의 친척이 두 사람의 대화를 돕기로 하며 만남을 기약하기로 했다.
입양인 주씨는 그동안 어머니를 찾기 위해 2002년부터 3차례 한국을 방문해 실종아동법에 따라 유전자를 등록하고 입양기관 및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며 수소문했으나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
2020년 11월27일에는 해외입양인연대와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주씨의 사연을 접수했으나 입양기록만으로 어머니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어 서울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에서 협력·추적했다.
관계기관은 앞서 추적했던 자료와 입양인 상담(이메일)을 통해 친모로 추정되는 1291명을 발견하고 이들 중 주소지 변동 이력이 비슷한 어머니 이씨를 발견했다.
수사팀은 대구에 거주중인 어머니 주소지를 방문해 딸이 찾는다는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 이씨는 “내 딸이 맞다. 출산 후 남편과 결별해서 지내던 중 딸을 입양 보냈다고 해서 많이 속상하고 미안했는데 이렇게 생전에 만나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 하루 빨리 보고 싶다”며 어머니임을 확인했다.
이후 어머니 이씨의 DNA를 채취해 주시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두 사람이 모녀 관계임이 확인됐다. 그녀는 1970년 강원 태백에서 광부였던 부친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친과 어머니가 결별하자 부친과 지내던 중 1973년 부친이 독일 광부로 파견 간 사이 친척이 1974년 주시를 입양기관에 의뢰했고, 이씨는 시간이 흘러 이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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