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사망자 ‘변이’ 확인…확진된 가족 3명도 변이 가능성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31일 08시 07분


국내에서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2명이 확인되는 등 방역 당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발 입국자들이 방역 당국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0.12.30/뉴스1 © News1
국내에서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2명이 확인되는 등 방역 당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본발 입국자들이 방역 당국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0.12.30/뉴스1 © News1
영국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로 침투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사망 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80대 남성과 그 가족에 의해 지역사회 전파가 이루어졌는지 정밀하게 분석 중이다.

이 80대 남성은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 해제 당일 사망했으며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및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이 남성과 같은 날 입국한 가족 2명은 물론이고 이들보다 한 달 여 앞서 입국한 가족 1명도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80대 남성에게선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나머지 가족 3명에 대한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다만, 이들 가족이 사망한 80대 남성과 13일부터 26일까지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다는 점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 먼저 들어온 가족 1명은 당초 비감염 상태였으나 한 달 여 늦게 입국한 가족들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80대 남성과 같은 날 입국한 가족 2명 등 3명은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접촉자는 제한적이다. 반면 한 달 여 먼저 입국한 가족 1명이 문제다. 이 1명은 12월 27일 자신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기 전 수일간 지역사회를 자유롭게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0월부터 12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총 5명이다. 이들은 22일 입국한 일가족 3명, 12월 13일 입국한 80대 확진자 1명, 영국 출발 후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24일 입국한 20대 1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국내 지역사회 전파 우려의 불을 댕긴 것은 13일 입국한 80대 확진자와 그의 가족이다. 다른 사례의 경우 국내 입국 직후 공항에서 바로 검사를 받아 감염 사실을 확인한 만큼 추가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80대 남성과 그 가족은 다수의 접촉자가 발생했다. 80대 남성과 가족 2명은 13일 입국해 26일까지 자가격리를 취했다. 앞서 11월 8일 홀로 입국한 가족 1명은 11월21일 자가격리에서 벗어났는데, 나머지 가족이 뒤늦게 입국한 12월13일까지는 최소한 비감염상태였다.

그러나 80대 확진자를 포함한 가족 3명이 입국하면서 앞서 귀국한 1명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입국한 가족 3명이 2주간 자택에서 자가격리 생활을 하면서 비감염 가족으로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만큼 가족 내 전파를 차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13일 입국한 가족 내 감염자로부터 전파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가족이고 같은 공간에서 살다보니 자가격리를 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중 80대 확진자는 지난 26일 격리해제 전 검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쓰러져 사망했다. 이후 진행된 사후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함께 입국한 가족 2명까지 양성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입국한 가족 1명도 밀접 접촉자로 검사를 받아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들 3명의 검체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다음 주께 나올 예정이나 사실상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검사분석1팀장은 “일반적으로 변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으로부터 감염됐다면 같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유입 가능 경로는 2가지다. 하나는 80대 확진자가 길에서 쓰러질 당시 구조에 나선 지역주민과 응급대원 등 접촉자를 통한 전파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 중 먼저 입국한 1명에 의한 전파이다.

방역당국은 80대 확진자의 접촉자를 주민과 응급대원 등 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조 과정에서 이들 외 또 다른 접촉자가 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남은 지역사회 전파 가능 경로는 11월 8일 입국해 뒤늦게 가족 내에서 감염된 가족 1명을 통해서다. 이 가족 1명의 경우 다른 가족들이 자가격리 중이었으나, 자신은 앞서 자가격리 해제 통보를 받은 까닭에 마트나 미용실 등 지역사회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1명의 확진자가 13일 입국한 가족과 접촉한 뒤 2~3일 이내 감염이 됐다고 가정하면 최대 12월 14일부터 27일 확진 이전까지 접촉한 사람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최장 2주간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지역사회 전파 여부는 내년 1월 초 사이에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역사회 전파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이 확진자가 예상대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진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70%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먼저 입국해 확진된 가족 1명에 대해서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이력을 확인한 상황”이라면서 “전파 가능시기를 따져 접촉자 조사를 다시 한 번 정밀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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