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900명 넘어서야… ‘뒷북 법무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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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 968명 확진
동부 이어 서울구치소 1명 또 숨져
뒤늦게 접견-작업 제한, 마스크 지급
법무부 노조 “직무유기” 추미애 고발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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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는 서울동부구치소의 지난해 12월 31일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31명 늘어난 923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68명까지 늘어나 1000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법무부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4일 만에 처음 브리핑을 열면서 원론적인 대책을 내놔 ‘늑장 대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 792명이었던 서울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차 전수 검사 결과 수용자 126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음성으로 분류돼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됐던 수용자들 중에서도 5명이 이날 추가 확진됐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는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아온 30대 확진 수용자가 사망해 교정시설 코로나19 사망자가 2명으로 늘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발생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법무부는 이날부터 1월 13일까지 전국 교정시설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접견이나 작업을 전면 제한하고, 전국 교정시설 직원과 수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신속항원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동부구치소와 유사한 구조로 지어져 감염 위험이 특히 높은 수원구치소와 인천구치소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안에 정확성이 보다 높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용자 1명당 1주일에 3장씩 KF94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여러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을 때 안이한 대응을 해오다 ‘방역 골든타임’을 놓친 뒤 기본적인 수준의 방역대책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동부구치소 내 집단감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위은지 기자
#확진#900명#뒷북#법무부#코로나#구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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