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5월부터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가 선구매한 백신의 전체적인 도입 일정에 가닥이 잡혔다. 추가 변수가 없다면 현재로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가장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모더나는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들에게 최대한 빨리 백신을 공급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4000만 도스(2000만 명분) 백신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공급은 5월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또 “현재 한국에서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로 백신 배포에 앞서 필요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당국과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약을 체결한 백신의 1차 물량이 도입되자마자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얀센 모더나 백신에 대한 자료를 사전검토 중이다. 백신을 접종하려면 식약처 허가 심사(40일 이내)와 국가출하승인(20일 이내)을 거쳐야한다. 도입 후 절차가 시작되면 접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식약처가 백신의 비임상자료 등을 미리 검토하면서 허가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구매 계약한 4개 회사 백신이 국내에서 허가,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데 차질이 없게끔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접종은 2, 3월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1000만 명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식약처도 이를 참고해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접종은 5월부터 들어올 모더나 백신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20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승인을 거친 뒤 현지에서 접종이 시작됐다.
얀센 백신(600만 명분)은 올 2분기(4~6월)부터 도입된다. 하지만 이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미 보건당국은 다음달 중 얀센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7~9월)에는 화이자 백신(1000만 명분)의 도입이 시작된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먼저 사용된 만큼 식약처 승인 절차도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올 9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얀센을 제외한 나머지 백신들은 3,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3분기에 몰릴 것으로 보여 9월 말까지 2회 접종을 마치려면 일정이 빠듯하다. 또 도입 시기는 윤곽이 드러났지만 구체적인 월별 도입 물량은 아직 불확실하다. 우리보다 먼저 백신을 선구매한 선진국들에 배당된 물량 공급이 지연되면 국내 도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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