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백신 더 빨리 더 많이 접종’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코로나19]美 420만명 접종… 2000만 목표 미달
“모더나 용량 줄여 접종 확대 검토”
英도 1, 2차 간격 확대 방침 발표
北, 세계백신연합에 백신공급 신청

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첫 접종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인근 옥스퍼드의 한 병원에서 브라이언 
핑커 씨(82)가 세계 최초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그는 “영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맞아 자랑스럽다. 아내와 48번째 결혼기념일을 함께 축하할 수 있다”며 기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이 백신의 긴급사용을 최초로 승인했다. 옥스퍼드=AP 뉴시스
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첫 접종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인근 옥스퍼드의 한 병원에서 브라이언 핑커 씨(82)가 세계 최초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그는 “영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맞아 자랑스럽다. 아내와 48번째 결혼기념일을 함께 축하할 수 있다”며 기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이 백신의 긴급사용을 최초로 승인했다. 옥스퍼드=AP 뉴시스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1회 접종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건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보다 앞서 1, 2회 차 접종 간격을 기존의 3, 4주에서 12주로 늘리겠다고 한 영국 보건당국의 발표 역시 접종 속도와 관련이 있다. 2회 차 접종 시기를 다소 미루는 대신 이미 확보한 백신 물량을 1회 차로 몰아 접종자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세계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각각 시작한 영국과 미국에서 당초 예상보다 접종 인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 최고책임자 몬시프 슬라우이는 3일(현지 시간) CBS방송에 나와 “모더나 백신의 1회 접종 용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당 접종 용량을 반으로 줄이면 1명이 맞을 양으로 2명이 맞을 수 있게 돼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모더나의 임상시험 결과 18∼55세의 성인이 용량 50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인 백신을 두 차례 맞았을 때와 100μg 백신을 두 번 맞았을 때 동일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며 “백신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우리가 확보한 백신으로 2배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이 같은 백신 용량 쪼개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이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바꾸면서까지 백신 접종의 속도를 높이려는 것은 접종 인원이 당초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일 오전까지 1300만 회분의 백신이 미 전역에 배포됐는데 실제 백신을 맞은 사람은 420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지난해 말까지 2000만 명 접종을 목표로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영국 보건당국은 두 번을 맞아야 하는 코로나19 백신의 1, 2회 차 접종 간격을 3, 4주에서 12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1회 차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백신 속도전이 바이러스 억제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각국의 접종 지침이 엇갈리면서 일관된 대응을 어렵게 하고 혼선만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1, 2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영국 방안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찬성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신청했다고 4일 보도했다. GAVI는 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운영 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86개 저소득 국가가 백신 공급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코로나19 백신#미국#영국#백신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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