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자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아닌 새로운 기소청인 ‘공소청’을 반대한다고 해명했다.
정 원장은 5일 페이스북에 전날(4일) 출연한 JTBC ‘신년특집 대토론’와 관련해 “저는 공수처를 반대한 적이 없고, 통제장치는 필요하다고 하면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공소청을 반대했다”고 적었다.
정 원장은 “김 의원은 검찰에서 기소권을 떼어내 새로운 기소청인 공소청을 만드는 안을 주장했다”며 “저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폐지하고 검사는 공소권과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권을 가지면 되는데, 굳이 새 조직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골 출신 저의 발음 탓”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원장은 전날 토론에서 “공수처 설치는 저도 반대한다”며 “장기적으로 (검사의) 직접수사를 없애고 경찰 통제에 치중하고, 송치 전이라도 증거 확보 등 수사요구도 하고, 경찰의 무혐의 종결권, 1차 종결권도 없애고 검사는 정권을 기소하고, 그런 식으로 하면 충분히 가능한데 공수처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 원장이 공수처를 반대한다고 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공수처가 아닌 ‘공소청’에 반대의견을 낸 것이라고 해명글을 올린 것이다.
다만 정 원장은 토론에서 “공수처장이 통제장치가 없다는 건 동의한다”며 “그래서 공수처장을 포함해 탄핵절차법을 만들어야 된다. 국회의 민주적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수처 수사대상에 판·검사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판검사들이 얼마나 비리가 있겠나. 그 존재 자체가 겁주기 효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윤 총장에 대한 법원의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선 “비빔밥 같은 결정”이라며 “판사들이 (품위 손상이라는 징계사유를) 잘못 이해했다. 본인들이 워낙 의심받는 행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거기(법조윤리)에 대한 인식이 조금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윤 총장에 관해 “‘야당 총장’으로 인식되는 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면서 “지금 윤 총장을 탄핵한다는 건 부적절하다. 우리도 여러 탄핵 대상 공무원이 있는데, 탄핵절차법을 빨리 만들어 겁주기 효과는 줘야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문제에 대해선 “감독한테 혼났다고 라이벌 팀으로 이적설이 돌고 이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묵묵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 묵묵히 견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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