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22억원 통큰 기부
기업-시민들 뜨거운 온정 이어져
올해 목표액 무난히 달성할 듯
임남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가운데)이 인천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에서 심재선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오른쪽)에게 성금 22억7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해 12월 29일 임남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이 커다란 선물을 들고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인천모금회)를 찾았다.
인천모금회가 매년 연말연시에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집중적으로 벌이는 모금운동인 ‘희망나눔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성금 22억7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날 성금은 인천공항공사가 그동안 인천모금회에 낸 성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이웃을 돕는 데 써 달라”며 인천모금회에 17억 원을 기부했다. 인천공항공사가 2016년부터 인천모금회에 전달한 누적 성금은 77억2000만 원이다.
임 사장직무대행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항공 수요가 지난해보다 90% 이상 급감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이번 성금을 마련했다”며 “인천지역 취약계층 지원과 복지사업 등에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사회 분위기가 위축돼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인천지역 기업과 시민들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인천공동모금회에 따르면 31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의 모금 목표액은 67억2000만 원이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한 캠페인의 모금 실적을 알려주기 위해 인천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현재 95도(64억여 원)다. 사랑의 온도탑은 성금 6720만 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게 된다. 코로나19 여파에 모금 기간이 지난해보다 10일이 줄어 목표액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인천에 본사를 둔 600여 곳에 이르는 법인들이 현재 모금액의 73%인 47억여 원을 냈다. 인천공항공사의 통 큰 기부로 수은주가 34도나 상승한 것을 비롯해 대중골프장인 영종도 스카이72가 5억 원을 냈다.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2억5000만 원을 보냈다. GM한마음재단코리아는 경차 20대를 기부했다.
캠페인 기간에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도 늘어났다. 김덕호 현대특수건설 대표가 지난해 12월 28일 인천지역 150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캠페인 기간에 4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회단체와 시민들도 모금액의 27%에 해당하는 17억여 원을 보탰다.
캠페인 기간이 앞으로 20여 일 남아 기업과 시민들이 온정을 보태준다면 목표액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모금회는 2001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에서 2008년과 2012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2019년 캠페인에서는 목표치 76억9000만 원보다 7억1000여만 원이 많은 84억여 원을 모금해 역대 최대 모금액을 기록했다.
심재선 인천공동모금회장은 “코로나19로 기업과 시민들이 모두 힘든 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보다 생활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기업과 사회단체, 시민들에게 이웃사랑 실천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캠페인에 참여할 시민이나 기업, 단체는 인천지역 관공서나 금융기관에 있는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 직접 기부하거나 한 통화에 3000원인 자동응답전화를 이용해 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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