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국내 항공업계의 항공 여객수요가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세가 지속되며, 항공사들의 운항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부터 국내선 수요 증가와 국제선 운항 재개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분위기도 최근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수그러든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항공사 9곳의 국제선 및 국내선 누적 여객수(출발·도착)는 5970만4812명으로 전년(1억2610만4037명) 대비 52.7% 줄었다. 여객수로 보면 6639만여명 차이가 나는 셈이다.
국제선 여객수는 총 953만3925명으로 전년 동기(6035만7303명) 대비 84.2%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이슈가 본격화된 뒤 항공사들의 잇단 ‘셧다운’으로 국제선 운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지난해 여름부터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운항을 재개함에 따라 하반기 월별 대비 국제선 여객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국제선의 경우, 15만1457명이 이용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별 최다 기록이다. 전월(11월) 대비로도 18.2% 증가한 수치다.
국내선 여객 감소율은 국제선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국내선 총 여객수는 전년 동기(6574만6734명) 대비 23.7% 줄어든 5017만887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이 국제선 대신 국내선 공급을 늘린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10월까지 월별 국내선 여객수는 모두 전년보다 적었다.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에도 국내선 여객수는 각각 493만명, 558만명으로 지난해 547만명, 60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10월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국내 여행이 증가하면서 여행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11월 중순부터 다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선 여객도 다시 급감했다. 지난달 국내선 여객수는 342만3378명으로 전월 대비 41.7% 줄었다. 전년 대비로도 38.1% 여객수가 적다.
LCC 한 관계자는 “11월 중후반부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2월 예약 취소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연말에는 운항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객수요 회복은 올해도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국제선 여객의 경우, 현재 출장 등 상용 수요가 대다수다. 입국과 귀국 시 격리기간이 있어 여행 수요는 사실상 없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화물 영업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수요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LCC들은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요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항공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1월 수준의 항공여객 수요를 회복하는 시점은 빨라야 2022년 4월, 늦으면 2023년 6월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Δ방역 강화 Δ백신 보급 Δ트래블 버블 구축 등이 선행돼야 여객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신속진단키트 도입, 도착지 격리기간 감소(면제)를 위한 트래블 버블 실시, 컨트롤 타워가 되어줄 태스크포스(TF)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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