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조두순 주취감경 조명 “대중 분노, 사법체계 논쟁 불러”

동아닷컴
입력 2021년 1월 6일 11시 22분

송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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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가 8살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도 단 12년형을 선고 받아 최근 출소한 성범죄자 조두순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BBC방송은 5일(현지시간) “아동 성범죄자의 석방이 한국에서 변화에 대한 요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조두순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 기사에서 BBC는 조두순 사건을 자세히 소개한 뒤 그가 ‘주취감경’(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자의 형을 줄여주는 것)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아이에게 잔인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조두순의 감형과 석방은 한국의 사법체계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BBC는 “조두순은 처음에는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형을 12년으로 줄였다. 한국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서 행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훨씬 관대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매체는 “‘심신미약’이라고도 알려진 한국의 형법 제 10조 2항은 ‘심신장애로 자신의 의사를 통제할 수 없는 사람의 형량을 줄일 수 있다’고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조두순의 석방은 한국 대중의 공포와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60만명 이상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재심을 촉구했고, 그의 사회 복귀를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국민의 분노는 그가 안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올 때 성난 시위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BBC는 조두순 출소 이후 오히려 피해자 나영이 가족이 이사했다고 설명하며, 나영이 아버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BBC에 “나영이가 가까운 친구들과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하길 꺼렸다. 도망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게 유일한 선택이라 느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다. 부담은 전적으로 피해자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두순 석방에 대한 엄청난 관심도 결국 사라질 것이다. 피해자 가족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우리는 당신을 지지한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