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사랑해", "보고싶다" 등 추모 문구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3차 화환행렬 진행
참여한 화환 200개 육박…'엄벌 촉구' 취지
"반차 내고 왔다"…11개월 엄마 1인 시위도
“얼마나 더 잔인해야 살인죄가 되나요.”
서울 양천구에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입양모 A씨의 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1일,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남부지법 앞에 A씨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화환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70여개의 근조 화환이 늘어섰다. 정인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청 앞에는 30개의 화환이, 장씨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 앞에는 40개의 근조 화환이 설치될 예정이지만 실제 행렬에 참여하는 화환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각 화환에는 “정인아 미안해 사랑해”, “정인아 영원히 사랑해”, “꽃같이 이쁜 정인이 사랑하고 보고싶다” 등 정인이를 추모하는 문구가 적혔다. “가장 악질적이고 추악한 살인자들”, “검사님 정의를 보여주세요” 등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구도 있었다. 근조화환 행렬 옆에는 학대로 숨진 정인이와 다른 아이 11명의 사진도 전시됐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저희가 입수할 수 있었던 피해 아동들이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며 “정인이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많은 아동이 사망했는데, 제발 좀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이야기”라고 취지를 밝혔다.
협회가 진행하는 화환 행렬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첫번째 근조 화환 행렬을 진행했고,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2차 행렬도 열렸다. 이번에 늘어선 화환까지 합치면 시민들이 보낸 화환은 총 170개다. 여기에 화환 행렬을 보고 개인적으로 화환을 보낸 이들도 있어, 그 동안 200개 가까운 화환이 남부지검과 남부지법 앞에 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근조 화환 행렬과 함께 1인 피켓 시위도 진행된다.
이날 시위자로 참여한 B(38)씨는 “두 달 전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이후 잠도 잘 못 잤다. 그래서 오늘 반차 내고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라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중에 똑같은 일이 반복해서 벌어질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다. B씨는 11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한쪽에서는 양부모를 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서명식도 진행됐다. 서명을 받고 있던 이모씨(55)는 “소아과 선생님과 부검의 등이 양부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하는데도 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됐다”며 “이걸 공소장에 살인죄로 반영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화환에는 바람개비도 설치됐다. 현장에서 만난 김승희(43·전북 전주시)씨는 “원래 바람개비는 외국에서도 아동학대 근절을 상징하는 데 쓰인다”면서 “아동학대의 의미를 알리고자 한 회원이 직접 손으로 종이 오리고 코팅까지 해 50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근조 화환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1인 피켓시위와 학대로 숨진 아이들 사진 전시전은 13일까지다. 13일은 서울남부지법에서 A씨의 첫 재판이 열리는 날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오는 13일 A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 A씨 남편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첫 재판을 연다. 법원은 이 재판의 쏠린 관심을 고려해 민사법정 두 곳에서 해당 재판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법원은 정인이 사건의 방청권도 추첨제로 배포할 예정이다. 보통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포했는데, 이번엔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방청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추첨제로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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