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눈사람 파괴한 남친과 결별 결심”…갑론을박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월 11일 14시 28분


11일 온라인에선 눈사람을 파괴한 행동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잠재된 폭력성을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수 이적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눈사람을 파괴한 남자친구와 그 모습을 지켜본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올렸다. 이적은 실제 일어난 일인지 여부를 적지 않았다.

이적은 “A 씨는 폭설이 내린 다음 날 남자친구와 거리를 걷다가, 길가에 놓인 아담한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라면서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았다. 저 귀여운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소름 끼쳤으며, 뭐 이런 장난 가지고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느냐는 듯 이죽거리는 눈빛이 역겨웠다”고 썼다.

그러면서 “눈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면 동물을 학대할 수 있고 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거라는 공포도 입에 담지 않았다”며 “단지 둘의 사이가 더 깊어지기 전에 큰 눈이 와주었던 게 어쩌면 다행이었단 생각이 들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적의 글 외에도 최근 온라인에선 눈사람을 파괴한 행동과 관련한 게시물이 화제를 모았다.

대전 동구 용문동에 자리한 A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 형태를 한 눈사람 사진을 올렸다. 다음날 관계자는 엘사 눈사람을 파괴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관계자는 “뺨을 찰지게 날리신다. 그만큼 제가 잘 만들었다고 믿는다”면서 “(이제) 엘사 (눈사람) 없다. 날 추운데 헛걸음하지 마시라”고 알렸다.



“태도는 사물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애들 엄청 부수고 다니는데”
눈사람을 파괴한 행동을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amy****은 “‘태도는 사물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각난다”면서 “저도 언젠가부터 상대방의 쉽게 내뱉는 말 몇 마디보다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판단하게 되더라”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gan****은 “손이 얼 것 같은 추위에도 누군가 애써 만들어 놓았다는 것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한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을 망각한 아주 배려 없고 공감 능력 없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할 수 없지만,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는 시그널이 있다”며 “파괴 본능과 폭력성, 그건 대상만 바뀔 뿐 웃고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썼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nuj****은 “누군가에게 소중할 무언가를 아무렇지도 않게 망가뜨린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별로”라고 했다.

반면, 눈사람을 파괴하는 행동만 보고 한 사람의 인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 mar****은 “(게임) GTA 하면서 웃으면 데이트 폭력?”이라고 했고, 가a나****은 “동물 학대는 비약”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 오우무****은 “눈사람 한 번도 부숴본 적 없나요? 사람들, 특히 애들 엄청나게 부수고 다니는데….”라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 콜린퍼****은 “자기가 만들었던 건 괜찮은데, 남이, 특히 애들이 만들어 놓은 거에 킥 날리는 인간은 욕 나올 듯해요”라고 썼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