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정시 경쟁률 ‘3대1’ 사실상 미달…초토화 우려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12일 14시 36분


고3 수험생과 담임교사가 정시 입시 상담을 하는 모습./뉴스1 © News1
고3 수험생과 담임교사가 정시 입시 상담을 하는 모습./뉴스1 © News1
학생 수 감소 여파로 서울대를 제외한 서울 주요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정시 경쟁률이 평균 3대 1이 되지 않는 대학이 많아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8개 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4.73대 1을 나타냈다. 전년 같은 기준 5.25대 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모두 하락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7개 주요 사립대의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이 전년 5.47대 1에서 올해 4.83대 1로 하락했다. 서울대는 전년 3.40대 1에서 3.82대 1로 소폭 상승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자가 감소하고 상위권 고득점자 층이 줄면서 상위권 대학 정시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소폭 하락했다”며 “중위권 대학, 지방 소재 대학으로 갈수록 정시 경쟁률 하락이 보다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 소재 대학의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날 마감한 정시 원서접수 결과를 중간집계한 결과, 지역 소재 대학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3대 1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에서는 수험생이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중복합격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정시에서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미달’로 간주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 소재 대학은 그래도 평균 4~5대 1은 넘는데 지방은 중간집계 결과 평균 2.7대 1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지역 소재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4대 1에 육박했는데 올해는 3대 1이 안 되는 대학이 많아지면서 (2월말) 추가모집까지 가도 정원을 다 못 채우는 대학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지역거점국립대조차 평균 경쟁률이 대부분 3대 1에 머물렀다. 유웨이에 따르면 정시 경쟁률(일반전형·지역인재전형 기준)이 강원대 3.59대 1, 경북대 3.11대 1, 경상대 3.41대 1, 부산대 3.24대 1, 전남대 2.70대 1, 전북대 3.17대 1, 충남대 3.30대 1, 충북대 4.27대 1을 기록했다.

강원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거점국립대 모두 정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충북대는 전년 5.65대 1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북대도 전년 3.87대 1에 비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전년도에 3.11대 1이었던 전남대는 올해 3대 1이 되지 않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역거점국립대조차 정시 경쟁률이 3대 1에 머문다는 것은 나머지 대학은 거의 경쟁률이 초토화 수준이라는 뜻”이라며 “상당수 지역 소재 대학이 정시모집, 2월말 추가모집까지 가도 신입생을 충원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정시 경쟁률 하락으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추가 합격의 기회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이 소장은 “정시 경쟁률 하락으로 합격선이 내려가고,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나오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추가 합격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해 160여개 4년제 대학이 9000명가량을 추가모집했는데 올해는 추가모집 인원이 1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도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 (추가모집까지 해도) 미충원 대학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학생 수 감소로 서울 주요 대학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차피 대입 경쟁은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대학이나 학과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경쟁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선호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려는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질 수도 있다.

임 대표는 “앞으로는 학생 수가 40만명 초반대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 효과는 현재 고3으로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라며 “그보다는 선호하는 대학, 서울 소재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상위권,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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