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었다” 작년 237만명 사상최대…우울한 청년 ‘취포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3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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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실업’ IMF 이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22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발표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로나 실업’ IMF 이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22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발표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1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8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의 127만6000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연간 취업자가 줄어든 것도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8만7000명 감소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 고용률 등 각종 고용관련 지표가 악화됐다. 지난해 실업자는 4만5000명 늘어난 110만8000명으로 실업률이 4.0%로 올라갔다.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전체 고용률은 0.8%포인트 하락한 60.1%로 2013년 이후 최저다.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한 ‘취포족(취업포기족)’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45만5000명 늘었다. 2009년의 49만5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그냥 쉬었다’고 답변한 사람도 28만2000명 증가해 역대 최대인 237만 명이었다.

고용지표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충격이다. 이로 인해 도소매(-16만 명), 숙박음식점(-15만 명) 등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서비스업 취업자가 21만6000명 감소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도 5만3000명 줄었다.

특히 임시·일용직이 31만3000명 줄어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6만5000명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9만 명 늘어 직원을 내보낸 ‘나홀로 사장’으로 버티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취업자수를 연령별로 보면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는데 정부 예산을 통한 일자리 사업으로 60대만 37만2000명 늘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 취업자가 감소한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5000명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23만6000명, 70세 이상에서 12만4000명 늘었다.

반면 20대(-14만6000명)는 1998년(-56만3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1998년(-61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은 18만3000명 감소했다.

30대(-16만5000명)도 2009년(-22만2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으며 40대(-15만8000명)와 50대(-8만8000명)도 쪼그라들었다. 50대 감소 폭 또한 1998년(-13만7000명) 이후 가장 컸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수급 대상자들이 줄지어 실업급여 설명회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수급 대상자들이 줄지어 실업급여 설명회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5.9%), 운수 및 창고업(5만1000명·3.6%), 농림어업(5만명·3.6%) 등에서 증가했으나 대면 서비스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16만명·-4.4%), 숙박 및 음식점업(-15만9000명·-6.9%), 교육서비스업(-8만6000명·-4.6%) 등에서 감소했다. 세 업종 모두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특이한 점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등 정부 예산이 투입된 것에서 취업자가 15만2000명 늘어 13.6%의 증가폭을 보였다.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20만3000명 줄어든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5만4000명 증가해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취업자만 보면 전년 대비 62만8000명 줄어 월간 기준 1999년 2월의 -65만8000명 이후 최대폭이다. 11월(-27만3000명)에 비해 감소 폭이 커진 것은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2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충격으로 고용시장의 체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라며 “고용안정지원금 등 최대한 고용 충격 완화대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104만 개 일자리 사업을 1월부터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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