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한때 1000명 안팎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는 지난 6일간 400~600명대까지 감소하며, 소폭으로 증감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1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은 최근 1주간 지역 발생 확진자가 413.4명으로 전주(574.4명)보다 161명 감소했다. 비수도권 역시 258.6명에서 179.9명으로 감소세를 보여 3차 유행의 정점은 확실히 지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감소세는 더딘 상황이다. 집단감염은 줄었지만 최근 2주간 감염경로 비중에서 개인 간 감염 비중이 약 40%까지 증가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지역사회 내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감염되는지 알 수 없는 조용한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당장 이 수치를 끌어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조용한 전파는 여러 수치에서 확인된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20% 가량은 무증상이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조사 중인 환자도 최근 2주간 24%에 이른다. 1차 유행이 끝나고 방역상황이 안정기에 유지했을 때 당시 이 수치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조용한 전파 주요 매개자인 숨은 감염자도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전날 0시 기준으로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익명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총 110명에 이른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의 20%에 이르는 수치이며,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전체의 30.8%에 달한다.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도 몰랐었다는 의미다.
일일 양성률도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 익명검사는, 초기 02%의 양성률을 기록하다 지난 8일 0.58%까지 증가했다. 지난 11일에도 0.56%를 기록한 일일 양성률을 감안하면 여전히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숨은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접촉을 늘리게 되면 바이러스는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상황이 감소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불안불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주말 수도권 이동량이 늘었다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과 10일 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이달 2일과 3일 일주일과 비교했을 때 3.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9.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방역당국도 고민에 빠졌다. 서민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잠재운 확산세가 거리두기 완화로 다시 불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설 연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등 백신접종까지 여러 고비가 남아있다는 점도 악재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아직 경계심을 풀 상황이 아닌 만큼 조금만 더 긴장감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행 규모가 지속해서 줄어들어야 방역 조치도 조심스럽게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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