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 레그단비맙, 프로젝트명 : CT-P59)‘가 임상2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렉키로나주는 오는 2월 초 식품의약처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 렉키로나주의 성과를 계기로 국산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렉키로나주를 제외하고도 14개 제품에 달한다.
코로나19 백신도 5개 업체 6개 제품이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다만, 치료제와 달리 국산 백신은 해외보다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외국산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 향후 국내 임상시험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2월 초 사용허가 예상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오후 공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프로젝트명 CT-P59)‘의 글로벌 임상2상 결과를 공개했다. 렉키로나주는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중증환자 발생률을 54% 감소시키며 환자들의 회복 속도를 개선했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렉키로나주가 2월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셀트리온 측은 곧 미국과 유럽에서도 렉키로나주에 대한 허가신청을 할 계획이다.
◇GC녹십자·대웅·종근당 등 국내 개발 코로나19 치료제 총 15개 제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기업 중 대웅제약과 GC녹십자 등이 개발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렉키로나주를 제외하면 모두 14개 제품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환자 혈액의 혈장 속에 포함된 다양한 항체를 추출해 만든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2상을 마치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GC5131A는 이미 치료목적 긴급승인으로 일부 중증 환자에게 투여됐다. 지난 12월 7일에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받던 70대 남성 코로나19 환자가 GC5131A로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 녹십자는 식약처에 GC5131A의 조건부승인을 신청한 후 임상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 카모스타트, 프로젝트명 DW1248)‘이 경증 환자에게 투여 가능한 국내 최초 경구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에 대해 2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DW1248과 ’베클루리(성분 렘데시비르)‘ 병용요법을 연구 중이며 임상 2·3상에서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 중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임상2상 시험에서 경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염증을 개선했다. 대웅제약은 곧 코로나19 치료제로 호이스타정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호이스타정 외에도 구충제 성분인 ’DWRX2003(성분 니클로사미드)‘의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대웅제약 외에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지난 2019년 7월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CG-CAM20(성분 카모스타트)‘의 임상2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항응고제 및 췌장염 치료제로 쓰이는 ’CKD-314(성분 나파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CKD-314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성분인 렘데시비르보다 바이러스 살상 능력이 약 600배 높다고 알려졌던 약물이다. 종근당은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 멕시코 등에서도 CKD-314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젠테라퓨틱스 또한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자사의 항응고제 ’뉴젠나파모스타트정(나파모스타트)‘의 임상1상을 승인받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한국엠에스디의 ’MK-4482‘와 한국릴리의 ’LY3009104(성분 바리시티닙)‘는 각각 임상2·3상 및 임상3상으로 해외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국내 기업들 코로나 백신도 개발중…아직 초기 임상 단계
한편 국내에서도 이번 1분기 안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해외보다 개발 속도가 느려 향후 임상시험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우려는 앞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던 미국에서도 제기됐다. 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에서 위약이나 시험중인 약물을 접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탈 작스 모더나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지난해 임상시험 중 위약을 투약한 참가자들에게도 백신을 접종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그는 “위약대조 없이 백신의 보호 효과를 알 수 있는 임상시험을 설계 중”이라며 백신 개발 후에도 제약사들이 임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31일 기준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은 5개 업체 6개 제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0년 11월 재조합백신 ’NBP2001‘의 임상1상을 승인받은데 이어 12월 31일에 ’GBP510‘의 임상1·2상에 들어가며 2개 후보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중인 백신 외에도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 중이다.
GBP510 외에도 DNA 백신인 제넥신의 ’GX-19N‘와 진원생명과학의 ’GLS-5310‘ 그리고 셀리드에서 개발 중인 바이러스 벡터 ’AdCLD-CoV19‘가 모두 지난 12월 식약처로부터 임상1·2a상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국제백신연구소 주도로 미국 이노비오에서 개발 중인 DNA 백신 ’INO-4800‘이 식약처로부터 임상1·2a상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 옵티팜, 아이진,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아이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접종을 시작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모더나에서 만든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이진은 지난 11월 동물실험을 통해 자사 코로나19 백신 후보 ’EG-COVID‘의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옴티팜은 지난12월 유바이오로직스와 현재 개발 중인 재조합단백질에 대한 의약품위탁생산개발(CDMO)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며 지난 10월에는 국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5억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 규모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보건당국은 해외보다 조금 개발이 늦더라도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 단계에 이를 경우 정부 차원에서 구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