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서 드러난 ‘박원순 성추행 의혹’…46명 투입 경찰 뭘했나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14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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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수사내용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수사내용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법원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박 전 시장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수사의지가 없었거나 눈치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사 종결 당시에도 경찰은 피해 여성 측을 비롯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음에도 밝혀낸 게 없다는 취지에서다.

앞서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직원들의 성추행 방조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한 뒤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4일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정모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에 대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피해자에게 성적인 문자와 속옷 사진을 보냈고, ‘냄새를 맡고 싶다’ ‘몸매 좋다’ ‘사진 보내달라’ 는 등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또 박 전 시장이 피해자가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을 갈 수 있다’ ‘섹스를 알려주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도 사실로 봤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청 소속 46명의 수사·사이버과 경찰을 대규모로 투입해 5개월간 살펴봤음에도 ‘빈손’에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핸드폰 포렌식, 비서실 컴퓨터 압수수색을 위한 영장이 번번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경찰은 수사 초기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의지를 밝혔으나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나온 검찰 수사에서는 피소 유출 과정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정황 등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 전날 늦은 시간 급히 회의를 소집해 ‘문제 될 소지가 있다’고 인정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파악됐다. 이는 박 전 시장 스스로 결백하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경찰 수사결과 발표와 하루 차로 나온 검찰 수사결과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유의미한 사실이 나오면서 경찰은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피해자 측은 경찰 수사와 관련해 “아주 기본적인 수사가 이뤄지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 사건에 대한 결과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강제추행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 측은 “경찰이 수사결과의 근거로 삼은 20여명의 동료와 상사들은 각각 피해자와 일하면서 알고 있었던 점을 안전하게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었어야 함에도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을 보면 그렇지 못했던 환경이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경찰의 수사의지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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