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형평성 논란 등을 불러온 다중이용시설 운영제한 조치는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시 특별방역과 거리 두기가 17일로 끝나는 가운데 정부는 이 같은 방향의 새로운 방역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가 여전히 500명 안팎이고, 감염 경로 불명도 적지 않은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운영제한 완화, 모임기준 유지
14일 방역당국 관계자는 “일부 시설과 업종에 내려진 집합금지 등 운영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원·교습소의 경우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동시간대 9인 이하’에서 벗어나 면적별로 이용 인원을 달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식당과 달리 매장 내 이용이 금지됐던 카페에 대해서도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 식당처럼 오후 9시까지 실내 취식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형평성 논란이 컸던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방역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래방 등 일부 시설은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문가는 “노래방은 인원에 상관없이 큰 소리로 노래하는 특성 탓에 (운영 허용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있다”며 “업계와 더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거리 두기 단계와 함께 핵심 조치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1, 2차 유행 당시와 비교해 하루 확진자가 여전히 많은 탓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거리 두기를 급격하게 완화하면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거리 두기와 소모임 금지 조치가 바로 풀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소모임 금지의 경우 재확산 고비인 설 연휴(2월 11∼14일) 전후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렇게 되면 올해 설 명절에는 차례나 성묘 같은 행사가 어려워진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금 추세라면 2월 초 확진자 수가 300명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거리 두기를 완화하기엔 많은 숫자”라고 전했다.
○ ‘경로 불명’ 등 위험 요인 여전
전문가들은 일부 방역조치 완화에 공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역사회 곳곳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적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정부는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해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11일까지 약 한 달간 이곳에서 양성이 확인된 사람은 총 2943명이다. 이 중 1430명(48.6%)의 감염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만큼 지역사회에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가 퍼져 있다는 의미”라며 “이들이 무분별하게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감염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선별검사소 이용자의 양성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불안 요소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주간 양성률은 0.23%였다. 이후 주간 양성률은 0.27%(12월 21∼27일), 0.29%(12월 28일∼1월 3일), 0.38%(1월 4∼10일) 등 계속 높아졌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확진자와 접촉 이력이 있는 사람 등이 검사를 받아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쉬운 반면에 임시선별검사소는 아무나 검사를 받을 수 있어 감염 경로 추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아 검사를 받는 이들은 통상 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자보다 경각심이 덜한 편”이라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유롭게 활동하다 보니 접촉자가 많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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