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가족들 “남인순, 사과후 의원 사퇴하라”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18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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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세 명 모두 사죄해야"
동생 "밤 사이 누나가 나쁜마음 먹을까 걱정"
어머니 "서울시, 휴대전화를 유족에 줘 비통"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박 전 시장 피소 정황을 알린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전직 비서 A씨는 18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신의 자리는 당신의 것이 아닌 여성과 인권의 대표성을 가진 자리고, 당신은 지난해 7월 그 가치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 의원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제 명예를 훼손시켰고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제라도 본인이 알던 사실을 은폐했던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조사 결과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며 “지난해 7월 당시 임순영 젠더특보의 ‘복수의 경로로 들었다’는 말이 소명되기 부족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적어도 남인순 의원, 김영순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세 사람에 의한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에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뿐만 아니라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하며 인생을 바치는 분들과 의지할 곳 없는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너무 끔찍하다”며 “남 의원은 피소사실보다 피소예정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며,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가 10시간 조사를 받는 중에 피의자 쪽에서는 대책 회의를 통해 이미 모든 상황을 논의하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지 않아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계획대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저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고, 상대방을 용서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모든 기회를, 세 분이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상처를 보듬어줘야 할 대표성을 지닌 세 분이 함구하고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보호함으로써 2차가해 속에 저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했다.

이날 A씨의 가족들이 쓴 편지도 공개됐다. 가족들은 사건 이후 A씨와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고 호소했다.

A씨의 동생은 “누나는 불안감과 공포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심리상태”라며 “끊임없이 지속되는 피해 사실 부정 및 은폐를 위한 일련의 과정, 그리고 2차가해로 인해 누나는 삶의 의욕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나는 혼자 잘 수가 없어 어머니가 24시간 곁에 같이 있어야한다”며 “저는 아침이 되면 혹시 누나가 밤사이에 나쁜 마음을 먹고 실행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면서 누나와 엄마의 안위를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A씨 동생은 “우리가족의 고통은 박 전 시장이 자살한 날 피소에 대한 사실을 알고 박 전 시장에게 전달한 김영순, 임순영, 남인순이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되고 있다”며 “또 그들은 6개월간 함구하고 있었다. 남 의원은 최근 자신이 결백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사실을 알면서도 여당 여성의원 카톡방에서 누나를 지칭할 때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써야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검사는 자신이 박 전 시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꽃뱀’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게시하며 누나를 직간접적으로 조롱했다”며 “민경욱 전 인사기획비서관은 누나의 실명이 포함된 편지를 공개하고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경찰 수사 발표날 거짓고소라고 했지만 다음날 검찰에서 박 전 시장이 문제의 문자를 했다는 것을 발표하자 아무 반응을 안보였다”고 지적했다.

A씨의 아버지도 “지금이라도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한다”며 “특히 남 의원은 지금이라도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의원직을 즉시 내려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어머니는 “피해자는 하루에도 몇번씩 ‘엄마 내가 죽으면 인정할까?’라는 말을 한다”며 “그런데 책임지고 피해자를 지켜주어야 할 당사자들과 서울시 고위직들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있던 사실을 지워버리려 서울시 소유의 가해자 핸드폰을 가족들에게 이관했다는 사실까지 전해 들었을 때 느꼈던 비통하고 참혹한 감정을 어떠한 말로도 토해 낼 수가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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