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에 있는 모피코트 매장 직원은 A 씨를 보고 최소한 VIP 고객일 거라 여겼다. 30대 여성인데 옷부터 신발까지 명품이 아닌 게 없었다. 하지만 옷들을 둘러보던 A 씨가 사라진 뒤, 매장에선 3000만 원이 넘는 모피코트 1벌이 사라졌다. 해당 직원은 “30분 동안 여유롭게 상담까지 받고 매장을 떠났다. 그런데 뒤돌아보니 순식간에 코트 한 벌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A 씨의 모피코트 절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전날인 지난해 12월 6일 송파구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도 모피코트를 훔쳐 달아났던 것. 이 매장에서 가져간 코트는 6900만 원짜리였다. 지난해 11월 말엔 강남구의 한 백화점에서 역시 모피코트를 훔쳐갔다.
수법도 대담했다. A 씨는 지난해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에선 모피코트를 훔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장 “사려고 하는 건데 왜 이러느냐”며 값을 치르고 현장을 벗어났다고 한다. 서대문구 절도 때는 옷을 훔친 뒤 바로 한 층을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달아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기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지난해 모피코트를 노리는 여성도둑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실제로 CCTV에 찍힌 영상으로 만든 A 씨의 사진이 백화점들에 뿌려지기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서울시내 백화점에서 고가의 모피코트를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를 받고 있는 A 씨를 12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A 씨가 훔친 것으로 드러난 모피코트는 3벌로, 합치면 1억 원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또 다른 범행도 있었는지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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