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가세 땐 예측불허” 의령군수 재선거 열기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8일 03시 00분


[현장속으로]무소속 등 여야 후보 10여 명, 현수막 내걸고 민심잡기 분주
공천 받기 위해 흑색선전 조짐도

‘충의의 고장’ 경남 의령군은 10개월째 군수 부재 상태다. 권한대행이 군정을 맡고 있는 이곳에선 4월 7일 새 군수를 뽑는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충의의 고장’ 경남 의령군은 10개월째 군수 부재 상태다. 권한대행이 군정을 맡고 있는 이곳에선 4월 7일 새 군수를 뽑는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요즘 서로 잘 만나지 않아 (군수 재선거) 분위기는 잘 모르겠는데….”

비가 내린 26일 경남 의령군 의령읍 서동의 한 점포 주인은 “얼마 전 읍내 목욕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사람들 왕래가 많이 줄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군청 주변 빌딩에는 예비후보들 현수막이 경쟁하듯 걸려 있었다.

홍의장군 곽재우, 백산 안희제 선생 등 많은 우국지사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 의령. 이곳에서 군수를 다시 뽑는다. 전임 이선두 군수(64)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3월 군수직을 잃었다. 그는 보석 상태에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9월 법정 구속됐다. 같은 날 오영호 전 전임 군수(71)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의령군의 농수산물 유통업체 자금을 빼돌려 자유한국당 후보이던 이 전 군수를 지원한 혐의로 역시 법정 구속됐다.

의령군은 10개월째 군수 권한대행 체제다. 지역 민심이 좋을 리 없다. 의령군민은 2만6800명으로 경남에서 인구가 제일 적다. 유권자도 2만4500명에 불과하다.

이번 재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재선거 유발의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 무소속 출신 등에서 10여 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4·7재선거를 70여 일 앞둔 27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6명. 의령 전통시장 상인들은 “누구든 대외적으로 당당한 후보가 (당선)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부정이나 비리에 연루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민주당 후보로는 김충규 전 남해해경청장(66)과 남택욱 경남도의원(56)이 거론된다. 김 전 청장은 2018년 군수 선거에 출마해 20.9%의 지지를 얻었다. 그의 선거 사무실엔 ‘의령의 운명을 바꾸겠습니다. 위기에 강한 준비된 군수’라는 현수막이 얼굴 사진과 함께 걸려 있다.

국민의힘에선 강임기 전 함양부군수(60), 김정권 전 국회의원(61·김해갑), 서진식 전 경남도의원(63), 손호현 경남도의원(59), 오태완 전 경남도 정무특보(55) 등이 준비 중이다. 김창환 변호사(47)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김진옥 전 경남도의원(68), 오용 전 의령군의회 의장(65)도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 공무원 출신인 강 전 부군수는 “행정 전문가로서 군민과 함께 행복한 의령군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 전 의원은 ‘경험이 다르면 능력도 다르다’는 구호로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서 전 의원과 손 의원은 각각 법무사, 지방의원 경험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무기로 뛰고 있다. 경영학 박사인 오 전 특보는 지방과 중앙에서 행정, 정치를 두루 경험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공천을 할 예정이다.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정기)도 구성했다. 의령군은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당협 위원장이다. 공관위는 당협 위원장 의견을 듣도록 돼 있어 조 의원 의중도 중요하다.

국민의힘 후보들끼리는 흑색선전 조짐도 보인다. 지역 연고 정도에 따라 토박이론과 철새론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공천을 따내기 위한 예선전이 치열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여야 단순 대결이 아니라 야권 성향의 무소속 1, 2명이 가세하는 다자구도가 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의령군수 재선거#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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