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마트폰 만지면 ‘학습 타이머’ 스톱… 공부시키는 앱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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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점점 진화하는 ‘코로나시대 공부법
학습량 순위매겨 경쟁 유도하고 수험 스케줄 관리하는 앱서비스도

#1. 겨울방학을 맞은 지우는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계획을 수첩에 적는다. 스톱워치를 옆에 켜두고 그날 해야 할 공부를 해 나간다. 잠깐 쉴 땐 ‘멈춤’ 버튼을 누른다. 잠들기 전 지우가 확인한 총 공부 시간은 7시간 반. 이 시간을 수첩에 기록한 뒤 내일을 준비한다.

#2. 고3 동하는 책상에 앉자마자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화면엔 이번 주 공부 시간 합계 기록이 높은 순으로 닉네임이 보인다. A고 3학년 학생들만 모인 ‘그들만의 리그’에선 동하의 등수가 중간에 그쳤다. ‘친구들을 따라잡아야겠다’고 생각한 동하는 앱 내 ‘공부 시작’ 버튼을 누르고 문제지를 펼쳤다.

앞선 두 사례는 수험생 공부 방식의 변화를 보여 준다. 지우의 사례는 기성세대라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평범한 고3의 일상이다. 반면 요즘 학생들은 동하처럼 다양한 앱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의 수험 스케줄을 관리하는 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주목받는 다양한 학습 관리 앱을 살펴봤다.

집에서 혼자 공부할 때 가장 큰 난제는 집중 유지다. 스마트폰을 쥐고 딴짓을 하거나,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학습 앱 ‘의자왕’은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공부 시간을 측정하는 타이머 기능이 있다. 주변이 소란스러워지거나 스마트폰을 움직이는 등 변화가 있을 때 타이머가 멈춘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 표현대로 ‘순공(순수 공부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공부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볼 수도 있다.

또 다른 앱 ‘포레스트’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만큼 가상의 식물이 자라는 방식이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집중하려는 시간을 설정한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새싹 모양으로 바뀌고 온전히 집중하면 나무 한 그루가 완성된다. 만일 중간에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다른 앱 서비스를 누르면 경고창이 뜨고, 나무를 완성할 수 없다. 이처럼 매일 나무를 키워내다 보면 자신만의 ‘숲’까지 만들 수 있다.

온라인 스터디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앱도 등장했다. 학습 앱 ‘열정 품은 타이머(열품타)’는 그룹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각자 타이머 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 ‘지금 공부 중인 멤버 ○명’이라는 표시가 뜨고, 그룹의 평균 공부량도 측정된다. 어학시험인 ‘텝스(TEPS)’를 준비 중인 대학생 이모 씨(24)는 “앱을 이용하면 스터디 모임을 찾기 쉽고 공부도 훨씬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캠스터디’(카메라와 스터디의 합성어) 기능을 보유한 화상회의 솔루션 ‘구루미’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10∼12월)에 비해 2020년 4분기의 신규 가입자 수가 325% 성장했다. 주 이용층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55%), 취업준비생(15%), 고3 수험생(10%) 등이다. 이랑혁 구루미 대표는 “대면 만남이 크게 줄면서 많은 학생들이 수험 생활을 혼자서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을 지키면서도 효율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서비스로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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