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윤석열, 첫 만남 주목…법무·검찰 갈등 리셋하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31일 10시 54분


인사현황 보고받아…주말까지 고심
원칙·기준 만든 뒤에 윤석열과 협의
요식행위에 그치나…실질 협의 주목
인사 소폭 예상돼 협의 원만할 수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이르면 내주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겠다고 예고했다. 박 장관이 구상하는 검찰간 관계 설정의 큰 그림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29일 인사 관련 부서로부터 현황을 보고받고 이날까지 고위·중간간부 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정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박 장관이 공식 임기 첫날 “인사가 시급하다”고 밝힌 데 이어, 법무부 청사 첫 출근길에서도 당장 착수할 주요 업무로 ‘인사’를 꼽은 만큼 적어도 주말까지는 대략적인 인사 구상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의 결재를 기다리고 있는 인사는 검찰 고위·중간간부 인사다. 검사장급 고위 간부와 차장·부장검사급 중간 간부는 주요 사건 지휘는 물론, 검찰 내부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검찰총장 부재 시 검찰 업무를 총괄하는 대검 차장검사,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검찰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 등 주요 보직과 정권 수사를 지휘하는 일선 검찰청 차장·부장검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통상의 절차에 비춰 박 장관은 윤 총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내 대략적인 인사 구상안을 마련하면 내주 윤 총장을 만나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청취하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재임 시절 검찰청법상 ‘총장의 의견을 들어 보직을 제청한다’는 규정에 맞춰 윤 총장에게 인사 관련 의견을 보내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법무부로부터 구체적인 인사안을 받지 못한 채 막연히 의견을 낼 순 없다며 제출하지 않았고,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제출을 거부했다”며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최종 인사안을 청와대에 제출하는 등 ‘힘겨루기’를 했다.

이번에도 박 장관이 윤 총장을 만나 단순한 의견을 듣겠다고 할 경우 윤 총장과의 첫 갈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물 또는 보직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검찰인사위원회 등에 서류로 제출하게끔 하는 등의 방안도 거론돼 박 장관이 취할 방식이 주목된다.

아울러 박 장관이 인사 원칙과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도 문제다. 추 전 장관은 형사·공판 검사들을 우대하고,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한다는 기조 아래 특수·공안 등 검찰 내 주류로 꼽히는 검사들을 좌천 시켜 ‘물갈이’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장관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경우 법무부와 검찰간 관계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자신을 ‘법무·검찰의 손님’이라고 강조했지만, 추 전 장관이 주요 보직에 ‘추미애 라인’을 둔 것처럼 ‘박범계 라인’이 생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고위간부 빈자리가 얼마 없어 인사가 소폭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장관과 윤 총장이 어렵지 않게 협의를 이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승진이 아닌 전보를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진다면 파급력도 크지 않을 거란 예상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일선 전보 인사의 경우 검찰총장의 의견권이 큰 영향은 없어 대검 구성이나 중앙지검 부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 정도만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박 장관이 ‘추 장관과는 다르다’는 식으로 대검 구성에 관한 의견을 들어줄 수는 있을 듯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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