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분경 명륜동 재개발지역의 단독주택 4개 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화재로 할머니(73·필리핀)와 손녀(9) 손자(7) 등 3명이 사망했다. 숨진 아이들의 어머니는 필리핀 국적의 30대 여성으로, 유독가스를 마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이웃에 사는 60대 남성도 전신 2도의 화상을 입었다.
불은 60대 남성의 집에서 시작됐다. 추위를 달래기 위해 전날 오후 8시경 석유난로를 피워놓고 잠이 들었는데 타는 냄새가 나자 잠에서 깼다. 남성은 불을 끄려다 불길이 갑자기 크게 번지자 급하게 밖으로 피했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에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은 지붕을 타고 순식간에 이웃집까지 삼켰다. 소방당국은 진입도로가 좁아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고 접수 1시간 반 만에 화재를 진화했다.
숨진 할머니는 딸의 요청으로 지난해 한국에 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일자리를 잃었고 남편은 현재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숨진 일가족 3명의 부검은 1일 진행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