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사고력 중심 ‘IB 프로그램’
경북대 사대부설 초-중 공식 인증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인재 양성
1일 대구 경북대 사대부중에서 열린 국제바칼로레아 월드스쿨 인증 현판 제막식에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가운데 오른쪽)과 윤서화 교장(가운데 왼쪽)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1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 사범대부설중학교(사대부중) 1학년 1반 교실.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개인과 사회’ 과목 마지막 수업이 한창이었다. 강남희 담당 교사가 1년여 동안 공부하면서 느낀 소감을 제자들에게 물었다. 곧바로 학생들이 “저요”를 외치며 너도 나도 발표를 하겠다고 나섰다.
기회를 얻은 류시후 양(13)은 “이 수업은 지구본 같았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여러 나라 사회를 자세히 학습하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교사는 “IB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처음 대구에서 한국어로 운영하는 IB 월드스쿨이 탄생했다.
이날 대구시교육청은 경북대 사범대부설초교(사대부초)와 사대부중이 IB 후보 학교로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 약 18개월 만에 IB 본부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계 161개국 5464개 IB 학교 가운데 최초로 한국어로 운영한다.
IB 프로그램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1968년 만든 IB 프로그램은 핵심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 성장을 추구한다. 지속적으로 탐구, 실행, 성찰을 하면서 학습자의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IB 월드스쿨이 되려면 △관심학교 △후보학교 △인증학교 등 3단계를 거쳐야 한다. 통상 2년 정도 걸린다. 사대부초와 사대부중이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인증을 받은 이유는 프로그램 도입 전부터 착실히 준비한 덕분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실 수업 개선의 일환으로 프로젝트 학습 등을 꾸준히 실천하며 학생 중심의 수업 및 평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구시교육청은 IB 월드스쿨이 대구 교육의 ‘희망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여건이 어려운 학교를 IB 관심 및 후보 학교로 지정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면 장기적으로 공교육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미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합하다는 게 대구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번 시범 운영 성과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박소영 장학사는 “IB 월드스쿨이 교육 격차로 생기는 사회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 꼽히고 있다. 수도권 등에서 진학 방법을 묻는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IB 프로그램 기반을 확대한다. 경북대 사범대부설고교와 대구외국어고교, 포산고교가 다음 달 IB 인증 학교 신청서를 제출한다. 상반기(1∼6월) 월드스쿨 인증을 목표로 세웠다. 이 학교들은 고교 2, 3학년 과정의 IB 프로그램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영어 활용 능력과 글쓰기 활동, 논문 활용법 등을 익히도록 한다.
또 IB 교육 과정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별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고교생들이 대학 입시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협업 부서를 운영한다. 대학 및 학과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대학 교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강 교육감은 “IB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을 길러준다. 이를 통한 주도적 학습 습관이 교실 수업 개선 성과로 나타나 일선 학교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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