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KBS가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인상하자는 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이에 “40년 동결했으면 올릴 때가 됐다”며 찬성하는 의견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심미선 순천향대 교수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신료 인상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심 교수는 “KBS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수신료”라며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해 주지 않고 ‘공영방송 잘해!’라고 말하는 것은 음식재료 충분히 마련해 주지 않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와라’라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언론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광고에 의존할 경우 광고주의 압력이 세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며 “재밌는 드라마나 예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사적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 후손에게 알려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송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의 경우 광고수입에 의존을 하는데 광고 수입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OTT 시장 광고의 지금 40%를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있다. 그러면 방송 시장의 광고 규모가 제한되기 때문에 결국 지상파 방송사 광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걸 갖고 KBS가 좋은 프로그램, 정말 국민의 방송 KBS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KBS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지적에는 “방만경영 개선노력 부재 논의는 KBS 수신료 인상과 늘 함께 나오는 이야기들인데 저는 이게 KBS 수신료 인상을 막을 때 등장하는 프레임이라 생각한다”며 “방송사가 정말 위기다. 수치를 보면 정말 심각하게 와닿는다. 방만경영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임금인상이 되지는 않았을 거고 과거에 많이 받았던 인상을 아마 현황유지하는 금액일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방송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임금이 높아야 우수한 인재가 몰린다. KBS PD가 모 방송사 상업방송으로 가면 연봉 30억을 받는다. 그분이 연봉 30억을 받기 때문에 나랑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그 프로그램 안 볼래 그렇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수신료를 납부하는 우리 일반 시민들은 그 수신료가 방송 제작하는데 들어가길 바란다”며 “1억 연봉을 받는 분이 약 46%라고 하는데 임금이 부족해서 돈이 들어간다면 수신료를 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영방송은 시청률을 경쟁하려고 생긴 데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시청률이 좀 낮더라도 국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을 만들라고 수신료를 내는 것”이라며 연봉 30억에 대한 논리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지금 현재 수신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일반인에게 공개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KBS가 자체적으로 알아서 하는데 이게 문제”라며 “수신료산정위원회처럼 방통위가 주관이 되어서 독립된 기구를 만들고 거기서 어느 정도 수신료가 올랐는지를 판정하고 결정하고 또 그 수신료를 매년 거기서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KBS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KBS가 이렇게 거대 조직으로 계속 있어야 되는 이유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예전에 방송을 만들던 시스템과 달리 지금은 그렇게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면 그 방송 구조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OTT 서비스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상업방송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그걸로 광고 많이 받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은 그 틈에서 시청률 경쟁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필요한 방송을 만드는 것이 존재가치”라며 “수신료 올려서 OTT와 경쟁하려면 수신료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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