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문건 삭제’ 산업부 공무원, 기소 후 장관 보좌관으로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4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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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말 불구속 기소 후 지난달 15일 보직 이동
문건 삭제 지시 후 감사원 감사 중에는 국장급 승진
산업부 "재판으로 현업 종사할 수 없음 감안한 조치"

월성 원전 1호기 내부 자료를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검찰 기소 후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및 자료삭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부 공무원 3명 중 불구속 기소됐던 A씨가 지난달 15일 인사에서 산업부 정책보좌관으로 이동했다.

A씨는 2019년 5월 에너지자원실 에너지혁신정책과장으로 재직 중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자 관련 자료 삭제에 개입한 혐의로 당시 B국장, C서기관과 함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감사원 감사 결과 A씨는 2019년 11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C서기관에게 이메일과 휴대전화 등에 있는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2월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 등으로 B국장과 C서기관에 대해 구속기소했지만 혐의를 인정한 A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에너지혁신정책과장을 거쳐 지난해 5월 제품안전정책국장으로 승진했으며, 당시는 산업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었다. 검찰 기소 후에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달 15일 장관을 보좌해 주요 정책을 연구·기획하는 정책 보좌관에 발탁됐다.

이를 두고 조 의원 측은 “A씨에 대해 징계를 내리기는커녕 장관의 정책보좌관에 앉힌 것은 입막음을 위한 인사로 국가공무원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 3(직위해제)에는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A씨의 국장 진급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뤄졌으며, 장관 정책 보좌관으로 보직을 이동한 것도 재판 준비로 현업에 종사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 인사 조치라”고 해명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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