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로 공넘긴 첫 ‘법관 탄핵’…9명중 6명 찬성땐 파면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4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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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찬성 179표로 임성근 탄핵 의결
소추의결서 제출되면 사건 배당될 듯
변론도 진행…인용·기각·각하 중 결정
3월부터 전직공무원…전례 없는 심판
'재판개입' 항소심 진행 중…변수될까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관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됨에 따라 향후 절차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탄핵심판이 정식으로 청구되면 헌법재판소가 곧바로 사건을 배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탄핵 가능성을 두고 여러 변수들이 거론된다.

심판 기간이 길어져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퇴직하면 파면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탄핵 사유와 같은 혐의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경우에는 심판이 정지된다는 규정도 있다.

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은 이날 오후 5시 헌재를 찾아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소추의결서 정본이 헌재에 제출되면 탄핵심판이 정식으로 청구돼 전자배당 방식에 따라 사건번호가 부여된다. 헌재는 이르면 이날 중 임 부장판사 탄핵심판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사건은 헌법소원과 달리 지정재판부에서 이뤄지는 사전심사 단계가 없다. 곧바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건이 배당되면 헌재는 소추위원인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 측과 임 부장판사 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구한다. 의견서를 바탕으로 몇 차례의 변론기일을 열어 양측의 의견을 듣는다.

변론기일에는 소추위원 측과 임 부장판사 측이 출석해 구두로 자신의 의견을 진술한다. 재판장이 직접 임 부장판사 측을 신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7차례,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차례에 걸쳐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모든 변론기일이 끝나면 소추위원과 임 부장판사 측이 최종 의견 진술을 한다. 이후 내용을 검토해 헌재가 임 부장판사의 파면 여부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재의 결정은 인용, 기각, 각하로 나뉜다.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인용돼 임 부장판사는 파면된다. 재판관 4명 이상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임 부장판사의 탄핵은 기각된다. 탄핵소추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재판관이 5명 이상일 경우에는 각하될 수도 있다.

변수는 헌재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임 부장판사의 임기는 오는 2월28일까지로 다음달 1일부터는 현직 법관의 신분이 아니다. 즉 오는 3월부터는 현직이 아닌 전직공무원의 신분으로 탄핵심판에 임하게 되는 것인데, 이 경우 헌재가 파면 결정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헌법재판소법 38조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정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2개월여, 박 전 대통령은 4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

물론 임 부장판사의 신분이 전직공무원으로 전환돼도 헌재가 반드시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리라는 법은 없다. 전직공무원의 탄핵심판사건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헌재가 다양한 법리와 가능성을 검토해 결론을 내릴 여지도 있다.

임 부장판사가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떠오른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심판 절차를 멈출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회는 임 부장판사가 ‘세월호 7시간’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행위를 탄핵소추 이유로 들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체포치상 사건에 개입한 것도 사유 중 하나다.

임 부장판사는 이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헌재가 이를 이유로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며 심판 절차를 멈출 수도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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