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김명수 면담 작심 녹음 왜…전격 공개 적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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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4일 18시 23분


(왼쪽부터)김명수 대법원장, 임성근 부산고법부장판사. © 뉴스1
(왼쪽부터)김명수 대법원장, 임성근 부산고법부장판사. ©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 만나 법관 탄핵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임 부장판사 측이 김 대법원장과의 녹취록을 전격 공개한 데에는 대법원의 거짓 해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의 면담은 지난해 5월22일 이뤄졌다. 임 부장판사는 건강상 이유로 지난해 4월 말 사직 의사를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5월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사직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 대법원장을 직접 만나 사정을 설명하려고 했다고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을 이유로 들며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다는 의혹은 언론 보도로 시작됐다. 전날(3일) 조선일보는 지난해 임 부장판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표를 내자 김 대법원장이 “내가 사표를 받으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며 반려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건강 악화로 수술을 받은 직후 김 대법원장을 찾아 “몸이 아파 법관 일을 하기 어렵다”며 사표를 냈다. 그러자 김 대법원장이 “지금 국회에서 (사법 농단 연루) 판사 탄핵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사표를 받으면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면담을 한 적은 있으나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대법원은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에게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며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일단 치료에 전념하고 신상 문제는 향후 건강상태를 지켜본 후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다음날인 4일 기자들에게 김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대법원장은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며 사표수리 요청을 거절했다.

녹취록 공개로 대법원의 해명이 하루 만에 거짓 해명으로 드러나게 됐다. 김 대법원장은 녹취록이 공개되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본 답변에서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과)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과정을 녹음한 것은 처음 사직서를 제출하고 대법원이 사직에 부정적인 뜻을 비추자 대법원장의 의중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임 부장판사 측은 설명했다.

임 부장판사 변호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대법원장이 이런 소리 하리라고 누가 예상을 하고 녹음을 하겠냐”며 “사표에 관한 부정적 이야기를 들어서 대법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확인하기 위한 메모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임 부장판사가 대법원이 “탄핵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접한 뒤 녹취록 공개 여부에 대해 공개하는 당일 아침까지도 망설이다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법관이라는 사람들이 본래 거짓말을 싫어하고 진실을 중시하는 사람인데, 거짓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이 있을 거 아니냐”며 “지금도 사안의 본질을 무시하고 왜 그걸 녹취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런 점 때문에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 공개를 놓고 법원 내부에서는 오죽했으면 녹음까지 했겠냐는 반응과, 탄핵 대상인 임 부장판사가 녹취 파일을 공개해 대법원장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임 부장판사가 무리수를 너무 심하게 뒀다”며 “대화를 녹취하고 공개한 것은 자기 혼자 죽지 않겠다는 것인데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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