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접종 일단 허용했지만…노인·자식들 불안감 못씻었다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5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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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조건부 허가하면서 만 65세 이상 고령자도 접종할 수 있는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조건부 허가하되, 만 65세 이상 고령층자 접종 여부는 자료가 충분치 않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5일 권고했다.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준의 효용성이 검증이 안 된 것이지, 효과가 없다거나 결정을 보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시민들은 불안해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전모씨(64·여)는 “백신이 나와도 초반엔 맞고 싶지 않다”며 “부작용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나”고 불신을 나타냈다. 그는 “주위에서 봐도 다들 굉장히 두려워 하고 있고, 특히 70대 이상 지인 분들 중에 코로나19로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될 때까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50대·여)도 “어머니는 맞지 않으실 것 같고, 내가 65세 이상이라도 안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처럼 안전성이 입증됐으면 모를까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하니 위험해 보인다”면서 “코로나19는 걸릴 수도 안 걸릴 수도 있는 거지만, 백신은 맞으면 무조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안모씨(56·여) 역시 “유럽에서 임상시험 표본이 충분치 않아서 접종 제한했다고 하고, 무엇보다 백신 선택권이 없어서 맞지 않고 싶다”며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젊은층 사이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괜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맞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80대 조부모가 있는 강모씨(32·여)는 “할머니께서 가뜩이나 건강이 좋지 않으신데 최대한 검증된 백신을 맞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유로 “제약사 측에선 데이터가 부족할 뿐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데이터 부족은 표본이 적다는 거고, 즉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성북구에 사는 한모씨(31·여)도 “미국이 승인을 안했다고 하고, 해외에서도 고령자 접종 권고를 안한 상황에서 국내 전문가들이 결론을 계속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많이 불안하다”면서 “할아버지께서 90세신데 백신을 맞고 싶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겠지만 솔직히 위험한 것 같아 맞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막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독일·프랑스·노르웨이·오스트리아 등은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금지했고, 스위스는 아예 해당 백신 승인을 보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못 받은 백신’ ‘대통령부터 맞아라’ ‘백신 선택도 못한다는데 어떻게 믿나’ ‘전공자인데 난 절대 안 맞을 것’ ‘중국에서 제조한다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중인데 심각한 부작용 얘기가 안 나오는 것으로 봐선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신을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65세 이상 관련 얘기는 안전성보다도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라 걱정할 요인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 1~2분기 130만~220만명분을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먼저 들여오기로 했다. 백신은 이달 말께 공급돼 고령자와 요양병원 거주자, 의료진 등에게 우선 접종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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