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종점검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앞으로 만 18세 이상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처방된다. 이로써 렉키로나주는 국산 최초이면서 세계 세 번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오는 설 연휴 전 처방이 시작될 가능성이 나온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지난 5일 관련 브리핑에서 렉키로나주에 대해 “셀트리온이 이미 생산을 완료했고, 임상현장 수요가 있으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앞서 10만명 처방분을 생산해놨다고 밝힌 바 있다.
렉키로나주의 치료 대상군은 만18세 이상 고위험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확진자이다. 식약처는 렉키로나주가 더 심각한 단계인 중증으로의 이환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는 아직 국내외서 연구가 진행 중으로, 그 결과가 나오면 추가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중증이환 감소효과 기대
이번 조건부 허가는 렉키로나주의 임상2상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셀트리온은 임상3상을 별도로 진행해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셀트로온은 이미 전세계 10여개 국가 1172명의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황이다.
식약처 최종점검위원회는 렉키로나주의 치료 대상 범위를 만 18세 이상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로 확정했다. 고위험군 경증 환자에는 60세 이상이거나, 만18세 이상이면서 기저질환이 있는 경증 환자가 해당한다. 중등증 환자는 폐렴증상이 있는 사람이다. 김강립 처장은 “렉키로나주의 적응증으로 중증 이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반 경증 환자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처방은 가능할 전망이다. 김강립 처장은 “의료현장에서 임상적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경증환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10만명분 생산완료…현장 요청 있으면 처방
렉키로나주는 최종점검위원회의 조건부 허가 발표가 있던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환자 1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렉키로나주 생산을 완료했다.
처방을 위한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르면 설 연휴 전 렉키로나주의 처방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김강립 처장은 “허가 이후 질병관리청에서 (렉키로나주를) 우선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에 관한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전국에 렉키로나주를 가능한 빨리 공급해 우리나라 국민의 코로나19 치료 기간을 대폭 앞당기고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중증 환자 발생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 부작용 우려?…질병청 “연구중, 다음주 결과 확인”
다만 렉키로나주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효과 결과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항체치료제가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력을 높이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센터장은 지난 2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돼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질 경우 중화항체가 변이바이러스와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도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처장은 “현재 질병청과 셀트리온이 합동으로 영국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이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의 유수 연구기관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에 따라 우리도 필요한 조치가 요청된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이 평가 중인 상황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김 처장은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사례가 아직은 소수이고, 기존 국내서 유행된 6개 유전자 유형에 대해서는 검증을 거쳤다”며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와 외국의 의미 있는 연구 결과들이 제출된다면 그에 따라 필요한 판단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총 39건의 사례가 발견됐다. 이중 영국발 변이는 27건, 남아공 변이 7건, 브라질 변이는 5건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5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사례 2건이 추가로 확인돼 이들을 포함하면 변이 바이러스 사례는 총 41건이 된다.
질병청은 지난 4일 “항체치료제에 대해 현재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아마 다음주 정도면 결과가 확인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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