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하나, 말아야하나”…설은 다가오고 여전히 ‘갈팡질팡’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7일 07시 29분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의 시민들이 기차 탑승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2.6/뉴스1 © News1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의 시민들이 기차 탑승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2.6/뉴스1 © News1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귀성 여부를 놓고 시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연장된 데다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귀성 자제 분위기가 높아지면서다.

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1일 설 연휴 기간 가족끼리라도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고강도 코로나19 방역규제를 발표했다.

규제 상으론 직계가족이더라도 사는 곳이 다르면 세배를 하거나 성묘를 가선 안된다.

지난해 설과 추석 때도 코로나19를 이유로 귀향을 포기했던 시민들은 “이러다가 2년째 부모님을 뵙지 못하겠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6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만난 사회초년생 최모씨. 최근 부쩍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에 ‘고향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씨는 지난해 여름 첫 직장에 입사했지만 코로나19로 단 한번도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했다.

그는 “부모님을 뵈러 다녀오면 좋을텐데 ‘혹시나’ 코로나19에 걸려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무섭다”며 “아마 이번 설 연휴에도 ‘집콕’을 해야할 것 같다”고 머쓱하게 말했다.

귀성에 대한 고민은 비단 청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녀 셋을 둔 50대 김모씨는 며칠째 걸려오는 아버지의 전화를 피하고 있다.

김씨는 “애들에 와이프까지 우리 식구도 벌써 다섯인데 시골에 가면 부모님까지 일곱이다”며 “애들은 두고 부모님을 뵈러 갈 건지 혹은 이번 설은 건너뛰고 안부전화만 드려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방안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대책 임은 알지만 설 연휴 직계가족들에도 해당된다는 것은 너무 빡빡한 행정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고향 집에서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마음도 제각각이다.

전남 순천에 살고있는 양모씨는 얼마 전 딸로부터 받은 ‘엄마가 보고싶다’는 문자가 마냥 걱정스럽다. 최근 순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고있기 때문이다.

양씨는 “만약에 애들이 온다하면 음식도 준비해야 되는데 시장 보러 가는 것도 걱정이고 혹시나 오다가 코로나19 걸릴까봐 더 걱정”이라며 “눈치껏 나 혼자 딸을 보러 올라가야할 지, 자가용을 이용해 오라고 해야할 지 명절 직전까지 고민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우려 속에서도 이번 설 명절엔 가족들을 꼭 봐야겠다는 시민도 있다.

전남 나주에 사는 윤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거리두기지만 가족들끼리 어떻게 거리를 두고 살겠냐”고 역정을 냈다.

그는 “시집·장가 간 자식들이 다섯인데 손주들까지 모두 모이면 열 몇이다”며 “(그렇지만) 시간대를 두고 분리해서 오게 하더라도 이번 명절에는 그간 힘들었던 만큼 꼭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은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이번 설에 1박 이상 고향 방문이나 여행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고향 방문만’ 계획 중인 사람이 12%, ‘여행만’ 계획 중인 사람은 1%에 그쳤다고 5일 밝혔다. 86%는 ‘1박 이상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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