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의 2차 가해와 관련해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이라며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라고 물었다.
김 변호사는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부지검 발표, 중앙지방법원 판결, 국가인권위 결정을 통해 왜 박 시장이 사망했는지, 피해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정리 발표되었지만 피해자를 살인녀로 고발하겠다는 주장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1000명이 넘었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실명과 소속 기관, 피해자 얼굴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고,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랑대가리를 자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버젓이 SNS댓글에 달린다”면서 “그들에게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국가기관이 인정한 사실도 그들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그들의 믿음을 추동할 수 있는 동력뿐인 듯하다”면서 “집단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선동 앞에서 개인인 피해자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법적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박 시장 지지자들은 수천, 수만 명이다. 피해자는 단 1명”이라며 “박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집단적으로 움직이지만, 피해자는 자신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고, 피해자를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무언의 응원을 할 뿐이다. 이런 상태에서 피해자가 어떻게 일일이 선동꾼들에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김 변호사는 “말도 안 되는 글과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의 주장이 참이 되는 것이냐”고 물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선동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선동을 우리 사회가 계속 수용해도 무방한지에 대한 고민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믿음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그들을 납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성적 판단능력을 가진 시민들이 그들의 선동에 대해 ‘멈추라’고 용기내어 주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용기가 되는 것은 시민들의 동참이다. 그들의 선동으로 인한 상처는 시민들의 피해자에 대한 지지, 연대, 동참을 통해 치유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쓴 손 편지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이후 커뮤니티 등에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재점화됐다.
댓글 0